국제 정치·사회

"포기란 없다" 샌더스, 서해안 결투에서 압승

워싱턴·알래스카ㆍ하와이 경선서 압승

클린턴 대세론 제동

"최종 역전극은 힘들어" 분석도

샌더스 상원의원샌더스 상원의원


26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서부의 워싱턴ㆍ알래스카주와 하와이에서 치러진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이 압승을 거뒀다. 지난 22일 유타ㆍ아이다호 주에 이어 ‘서해안 결투’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함에 따라 샌더스 의원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세론에 제동이 걸리면서 경선 장기화가 예상된다.

이날 워싱턴 주에서 샌더스 후보는 72.7%를 득표하며 27.1%에 그친 클린턴 후보를 크게 앞섰다. 워싱턴 주는 샌더스가 지금까지 승리한 주 가운데 가장 많은 101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샌더스는 알래스카 주에서 81.6%의 득표율로, 18.4%를 얻은 클린턴에 압승했다. 하와이에서도 샌더스는 70.6%의 지지를 받아 29.2%에 그친 클린턴을 압도했다.

샌더스로서는 유타ㆍ아이다호 주 승리에 이어 경선 시작 이래 최고의 한 주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경선이 진행될수록 우리 선거운동이 모멘텀을 얻으며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며 “클린턴 전 장관의 우세를 크게 허무는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들 지역은 샌더스의 승리가 일찌감치 예상돼왔다. 주요 지지층인 백인 비중이 높은 데다 일반 유권자가 아닌 등록당원만이 참여하는 코커스(당원대회) 방식이라 열성 지지자가 많은 샌더스에게 유리하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문제는 표 차이가 너무 크게 났다는 점이다. 특히 민주당 주류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워싱턴 주에서 참패한 게 뼈아픈 대목이다. 보호 무역주의와 빈부 격차 해소를 내세운 샌더스의 공약이 갈수록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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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샌더스 돌풍 지속에도 최종 역전극은 어렵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클린턴 전 장관은 1,712명(의원이나 주지사 등에 주어지는 슈퍼 대의원 469명 포함)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 2,383명의 71.8%에 이른다. 반면 샌더스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은 1004명(슈퍼 대의원 29명)에 불과하다.

남은 경선 판도도 샌더스에게 유리하지 않다. 그는 노스 다코다, 오레곤, 몬태나, 인디아나, 웨스트 버지니아, 켄터키 주 등에서는 백인 노동자가 많아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지만 이들 지역은 대의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샌더스가 대의원 수를 따라 잡으려면 뉴욕, 메릴랜드, 펜실베니아, 캘리포니아, 뉴저지 등과 같은 해안가 대형주에서 평균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이겨야 한다.

하지만 이들 지역은 클린턴의 전폭적인 지지 세력인 흑인 비율이 전국 평균치 정도여서 완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여론조사로는 샌더스는 펜실베니아, 로드 아일랜드에서는 이기지만 워싱턴 D.C.와 메릴랜드, 뉴저지에서 20%포인트 이상 차이로 패배하고 코네티컷, 델라웨어, 뉴욕주도 불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샌더스 의원이 갈수록 기세를 올리고 있어 이변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가 지난주 민주당 유권자 1,2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과 샌더스는 각각 47%, 46%의 지지율을 얻어 사실상 동률을 기록했다. 또 샌더스 캠프는 경선 승리가 지속될 경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슈퍼 대의원 100여명이 지지를 선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

2816A12 26일 미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2816A12 26일 미 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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