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82) 전 문화부 장관이 지난 2012년 별세한 딸 이민아 목사의 뜻에 따라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다음학교’에 자신이 출간한 책 인세 3,000만원을 기부했다. 이 학교에는 이 전 장관의 장녀 이름을 딴 다락방 도서실 ‘민아의 방’이 생겼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다음학교에서는 지난 20일 이 전 장관 부부, 홍용표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전 개교식이 열렸다.
2011년 설립돼 사단법인 느헤미야코리아가 운영하는 이 학교에서는 총 40여명이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공부하고 있다.
좁고 오래된 시설과 학생 수 증가로 인한 공간 부족으로 이번에 기업·교회 등 민간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출간한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인세는 딸의 몫으로 생각하던 차에 딸 친구 등의 소개로 다음학교에 초판 인세를 기부하게 됐다”며 “학교에 다락방이 하나 있는데 도서실을 만들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고(故) 이민아씨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고 캘리포니아주 검사로 임용돼 청소년 범죄 예방과 선도에 몸을 담았다.
이 전 장관은 “딸 생전에 바쁘다는 핑계로 굿나이트 키스 할 3초를 내주지 않았는데 이것이 딸에게는 평생의 상처로 남았을 것”이라며 “이제 또 못 해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 인세는 딸의 몫으로 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