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기자의 눈]우주개발 '막차' 놓쳐선 안된다

민병권 정보산업부 기자





“중국은 3년 뒤에 우주정거장을 발사할 예정입니다. 이를 기점으로 중국 기술은 더 비약적으로 발전할 텐데 앞으로 4~5년 우리가 바짝 분발하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을 따라잡기 힘들 겁니다.”


한 국책연구기관 고위관계자가 최근 기자에게 건낸 이야기다. 기존의 우주정거장은 옛소련 시절 만들었던 ‘미르’와 미국·캐나다·유럽이 함께 지은 ‘프리덤’의 2척 밖에 없다. 기술의 장벽 문제도 있지만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당할 다른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프리덤에 들어간 돈만해도 무려 1,500억 달러(약 172조원)에 달한다. 이중 미르는 유지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미 10여년전 폐기 처리됐다. 미국 CNN의 근래 보도에 따르면 유일하게 남은 프리덤마저 2020년대에는 운영자금 고갈에 빠질 전망이라고 한다. 중국이 이런 고기술·고비용 사업을 추진한다니 부럽고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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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웃 나라인 일본도 지난 60여년간 우주개발에 정진해 세계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기술보유국이 됐다. 일본은 2012년 우주항공개발연구기구(JAXA) 관련 근거법 등을 고쳐 우주개발을 군사적으로도 전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이러다간 우리나라는 지구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극동의 이웃들 사이에서 ‘고래들에 낀 새우’로 전락할 수 있다.

그간 우리는 미국 등 서방으로부터 받지 못한 기술, 경험을 얻기 위해 러시아를 기웃거렸으나 수년간 이어진 신냉전체제로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 마침 활로가 뚫렸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27일 우주개발협력을 위한 협정을 맺었다. 이제 남은 일은 이번 협력체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인력과 재원, 인프라를 지원하는 일이다.

물론 그만큼 소요 비용은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기술부족으로 후손들에게 우주 주권을 물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기술이 더 뒤처진다면 나중에는 미국이 파트너로 끼워주고 싶어도 기술 수준이 안 맞아 못 끼워주게 될 수도 있다고 우주항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부 부처와 새로 출범할 국회는 ‘지금이 서방이 주도하는 우주개발에 동참할 수 있는 막차’라는 각오로 초당적, 범정부적 협력을 해야 할 것이다. /newsroom@sedailiy.com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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