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서울경제TV] ‘황금연휴’, 내수·수출 엇갈린 명암

백화점ㆍ마트등 8곳 매출 전년동기比 48% 증가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등 소비진작책 약화

인위적 소비 부양책 장기적으로는 이득 안돼

정부 “수출감소율은 조업일수 감소로 발생한것”

생산 타격에 지난 6일 중소기업 63% 출근

임시공휴일 내수 진작 효과, 수출 감소로 상쇄

[앵커]

지난 6일은 정부가 내수활성화를 위해 지정한 임시공휴일이었죠. 내수를 살리자며 시행된 나흘간의 황금 연휴가 반짝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입니다. 유통업계에선 백화점을 필두로 매출이 전년대비 50% 가까이 뛰었는데요. 보도국 한지이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정부의 내수 활성화 카드가 소비진작으로 이어진 것 같은데, 황금연휴 동안 유통업체들 성적표는 어땠습니까.

[기자]

나흘간의 황금연휴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곳은 유통업계였는데요. “나가서 돈 좀 쓰라”는 정부의 결정에 유통업체들도 연휴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매출도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던 8월14일 매출보다 높았는데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 가전유통전문점 8곳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황금연휴 전주와 비교하면 36%,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화점에서는 패션잡화와 화장품의 인기가 좋았습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선물로 옷이나 잡화 매출이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 3,73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2% 상승했습니다. 연휴 내내 북적이던 대형 마트는 사흘 동안 매출 3,43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9% 늘었습니다. 대규모 입국으로 화제를 모은 중국 중마이 임직원들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 18만명이 나흘동안 한국을 찾으면서 면세점들 매출도 두자릿수 이상 뛰었습니다.

특히 산업부는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6일에 소비 진작 효과가 컸다고 분석했는데요. 6일 당일 매출이 일주일 전보다 34%에서 41%까지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개별 소비세 인하, 코리아그랜드세일에 임시공휴일 지정까지.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걸로 봐야할텐데요. 도대체 우리 소비가 얼마나 줄었기에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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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올해 1분기에 민간소비는 0.3% 감소했는데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던 작년 2분기보다도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겁니다. 작년 하반기에 실시한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소비 진작책의 효과가 올해 들어 떨어지면서 이른바 ‘소비 절벽’에 부딪힌 것이죠. 그래서 정부가 지난 6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겁니다.

하지만 인위적인 소비부양책이 장기적으로는 큰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큽니다.

결국 돈이 있어야 돈을 쓸 수 있다는건데, 지금 우리 가계 상황을 보면 소비 여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한 해 전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쳤고요. 월세가 높아지면서 주거비는 무려 20.8%나 늘었습니다.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임금은 제자리를 걷는 상황에서 가계에 돈이 들어올 수가 없는 겁니다.

쉬어서 좋긴 하지만, 정부가 구조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임시 공휴일을 정해 소비절벽을 해소하고자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임시공휴일 지정이 무조건 경제에 득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요.

[기자]

정부의 임시공휴일 지정이 소비진작 효과만 내는건 아닙니다. 동전의 양면을 뒤집듯이 조업일수가 줄어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특히 5월 수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리 수로 확대된 원인을 조업 일수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수출은 1,160억달러로 작년 1분기 1,334억달러보다 200억넘게 줄며 1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지난 6일 중소기업의 63%가 쉬지 않고 일했는데요. 하루만 쉬어도 생산과 매출에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임시공휴일 지정 때 ‘적절한 휴식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한 것을 생각해보면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수출액은 약 2조원입니다. 반면, 정부가 이번 임시공휴일로 얻는 경제적 효과는 1조3,0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는데요. 내수 진작 효과가 수출 감소로 상쇄되는건 아닌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보도국 한지이기자와 함께 이번 황금연휴의 명과 암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영상편집 소혜영]

한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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