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상은 못탔지만...칸 축제서 활짝 웃은 '아가씨'

69회 칸 영화제 막내려

'아가씨' 176개국 해외판매로

'설국열차' 제치고 역대 최대

'곡성' '부산행'도 연이은 호평

한국형 블록버스터 가능성 입증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의 수상 명단에서 아쉽게도 한국영화의 이름은 발견할 수 없었다. 하지만 12일간 열린 축제기간 동안 한국영화가 얻은 것은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아가씨’가 칸 영화제 마켓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 해외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하는 동시에 ‘곡성’, ‘부산행’ 등의 장르 영화들이 고루 호평을 받으며 한국 상업영화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기대하게 했다.

아가씨아가씨


◇‘아가씨’ 역대 최대 규모 해외 판매, 칸 호평 속 해외 개봉도 속속 확정=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한국영화로서 4년 만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큰 관심을 모았지만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하지만 칸 현지 공식상영회 이후 이어진 평론가들의 호평과 바이어들의 관심 속에 해외 판매는 유례없이 순조로운 상황이다. 투자배급사 CJ E&M에 따르면 ‘아가씨’는 칸 영화제 마켓을 통해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종전 ‘설국열차(167개국)’가 가지고 있던 한국영화 역대 최대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영화는 7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과 영문 대본만으로 120개국 선판매를 달성한 바 있으며, 칸 현지 상영 이후 해외 바이어들의 문의가 이어지며 56개국 추가 판매를 이뤘다. 김성은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부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에 들어오면서 던진 첫 마디가 ‘축하한다’는 말이었다”며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판매뿐 아니라 해외 개봉 일정도 속속 확정되는 중이다. 6월 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아가씨’는 같은 달 24일 대만에서 개봉할 계획이며 10월 5일 프랑스 개봉도 확정했다. 호주·러시아·홍콩·뉴질랜드 등 주요 국가에서도 6~8월 사이로 개봉 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9~10월께 아마존 스튜디오를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바이어들의 반응을 보면 현지 흥행에 대한 가능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독일 배급사 코흐미디어의 관계자는 “이 영화는 순수한 영화적 즐거움을 가득 담은 작품이며 꼭 소장하고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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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부산행’ 한국 상업영화 저력 보여줘=‘아가씨’와 함께 칸 영화제 공식 섹션인 비경쟁 부문과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각각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도 한국형 장르 영화의 매력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현지의 호평을 받았다.

‘곡성’은 칸 영화제가 시작되자마자 미국, 프랑스, 중국 등 10개국에 선판매됐으며 12일 바이어들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시사회가 초청과 동시에 순식간에 매진을 기록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18일 공식 상영회 후에는 찬사가 이어졌는데, 프랑스 대표 양대 영화 전문 비평지인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올해의 영화’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영국 스크린데일리는 “최근 몇 년간의 한국 영화 중 최고라고 부를 만하다”는 평을 남겼다.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 또한 ‘설국열차’와 ‘월드워Z’의 만남이 연상되는 흥미로운 장르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역대 최고의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이라는 찬사를 얻어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칸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들은 호불호가 갈리는 가운데서도 화제를 모으는 데 성공했으며, 무엇보다 3편 모두 재미와 상업성을 갖춘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며 “한국 상업영화가 세계 시장에서 흥행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남겼다”고 평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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