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해외보급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정부 각 부처로 나뉘어 있는 교육운영 주도권과 예산 통합운영이다. 한국어 전파를 위한 컨트롤타워를 확보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009년 범정부적인 국가브랜드위원회 운영을 계기로 한국어 보급기관 정리를 시도했다. 한국어 관련 보급기관을 ‘세종학당’ 브랜드로 통합한다는 구상이었다. 물론 잘되지는 않았다. 힘센 외교부나 교육부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내놓지 않았다. 2014년 재조정을 거쳤는데 외국인은 ‘세종학당’이, 재외동포는 외교부·교육부가 각각 맡는 방식이다.
해외 한국어 교육체계는 전문가들도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다. 재외동포 대상으로는 한글학교와 한국학교가 있다. 한글학교는 동포들이 설립한 비정규학교이고 한국학교는 우리 정부가 승인한 정규학교다. 한글학교는 외교부 소속이고 한국학교는 교육부 소속이다 .
세부적으로 보면 외교부는 산하 재외동포재단을 통해 한글학교를 운영하고 한국국제교류재단에서는 해외 대학 등의 한국어·한국학을 지원한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도 한국어 교원을 파견한다. 교육부에서는 국립국제교육원이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주관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이 한국학 객원교수를 파견한다. 재외동포교육진흥재단은 한국어 교재를 배포한다. 또 고용노동부에서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EPS-TOPIK이라는 또 다른 한국어능력시험을 시행한다.
문체부에서는 세종학당재단과 한국문화원이 각각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현재 이들은 ‘세종학당’으로 통합됐다. 각각 일반형 세종학당, 문화원 세종학당으로 부른다.
해외 최초의 한국어 교육기관은 1906년 미국 하와이에 세워진 한글학교다. 한글학교는 이후 급속히 늘어 현재 117개국에 1,855곳이 있다. 또 한국학교는 15개국에 32곳이 설립돼 있다. 또 한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로 해외 대학에도 한국어 과정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주로 교육부가 지원했다. 하지만 한류의 열풍은 판도를 바꾸었다. 순수 외국인들에게 한국어가 급속히 전파되면서 한글학교만으로는 부족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2007년 세종학당이 처음 세워지고 현재 54개국 138곳으로 확대됐다.
이렇게 되자 한국어교육기관 간에 충돌이 생겼다. 재외동포의 모국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대신 순수 외국인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한글학교와 세종학당이 학교와 학생 유치를 둘러싸고 경쟁관계에 들어간 것이다. 재외동포와 외국인이라는 구분은 해외 현지에서 모호한 상태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는 세종학당 9곳과 한글학교 3곳이 있다. 한국어 과정을 개설한 현지 대학은 14곳이다.
한국어교육계 관계자는 “교육기관, 교원 양성, 교재 개발에서 일관된 체계를 세워야만 한류의 핵심으로서 한국어의 위상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