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의 정부 고위 관료가 한국은행에서 특별 공로상을 받았다. 기재부의 고위 관료가 한은에서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0일 열린 창립기념식에서 김정관 한은 자본시장부장에게 특별공로상을 시상했다.
김 부장은 행시 36회 부이사관 직급으로, 2014년 경제정책 사령탑인 기획재정부에서 정책 수립 총괄 실무를 맡는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을 지냈던 고위관료다. 근로소득 증대 세제, 배당소득 증대 세제, 기업소득 환류 세제를 담은 ‘초이노믹스(choinomics)’의 핵심 가계소득 증대 세제 3대 패키지는 김 부장이 종합정책과장 당시 만들었던 대표 정책이다.
2015년 최 부총리가 시작한 기재부-한은 고위급 인사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은에서 온 뒤 국제국을 거쳐, 현재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모니터링·감시하는 부서를 이끌고 있다.
김 부장은 한은에서 마켓 인텔리전스(Market Intelligence·MI) 체계를 구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MI는 단기금융시장의 파수꾼인 한은 금융시장국 직원들이 시장관계자들과의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은 현장 정보를 데이터로 구축해, 유사시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최근 영란은행(BOE) 등 선진국 중앙은행들도 보다 현실성 있는 정책들을 만들기 위해 이와 비슷한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은 안팎에서는 김 부장의 이번 수상이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도 다른 기재부 정책국의 핵심라인이 한은에 온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동료들과도 잘 지낼 뿐만 아니라 재정 당국의 고충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김 부장도 “과거 정부에서 경제정책을 담당할 때는 몰랐는데, 한은처럼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기를 바라보는 당국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은에 와서 하게 됐다”며 “향후에도 이런 교류 기회를 통해 양 기관의 협력 관계가 더욱더 발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