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15일 오전 달라이 라마와 비공개회담을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위스콘신 유세를 도울 예정이었지만 ‘올랜도 참사’로 일정이 연기되면서 이번 회동이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이번까지 총 네 번째다.
중국은 이미 미국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발표가 나오기 전부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티베트가 중국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로 약속했다”며 “어떠한 국가도 달라이 라마에게 활동공간을 내주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 재균형 전략)’를 외교정책의 기본으로 삼아왔다”고 이번 회동이 중국 견제용임을 지적했다.
한편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듀 티안타와치 백악관 대변인은 “(빈 살만 부왕세자와의) 회동 일정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반 살만 부왕세자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빈 살만 부왕세자가 미 방문기간 중 오바마 대통령 등 미 고위관료를 만날 것이라던 사우디 왕실의 발표를 뒤집은 셈이다. 데이비드 오터웨이 윌슨센터 중동연구원은 “백악관 측이 빈 살만 부왕세자의 방미를 몰랐을 리 없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에도 사우디와의 접촉을 꺼리는 것은 미 셰일오일 업체들과 사우디 간의 석유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 이란 제재 해제 등으로 불편해진 양국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지난 12일 ‘올랜도 참사’로 인한 여론을 의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범인인 오마르 마틴이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자생적 이슬람 테러범인 ‘외로운 늑대’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미국에 반이슬람 정서가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