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롯데 전방위 수사] 美 석유화학시장 진출에도 웃지 못한 롯데

케미칼, 국내 첫 셰일가스 기반 에틸렌 공장 마련 불구

액시올 인수 포기 이어 허수영 사장은 기공식도 못가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틸렌 공장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최형욱특파원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틸렌 공장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최형욱특파원


롯데그룹이 국내 석유화학 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셰일가스를 이용한 원료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롯데케미칼은 14일(현지시간) 미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미 석유화학 업체 액시올의 팀 만 최고경영자(CEO), 돈 피어슨 루이지애나주 경제개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을 개최했다. 총사업비는 30억9,000만달러로 롯데케미칼과 액시올이 각각 90%, 10%를 투자한다.


국내 업체가 미 셰일가스에 기반한 석유화학 원료 공장을 건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케미칼은 셰일가스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의 원유 정제 방식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에틸렌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합작 공장은 오는 2018년 준공될 예정이며 2019년부터 연간 10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두 회사가 절반씩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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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왼쪽 다섯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틸렌 공장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최형욱특파원신동빈(왼쪽 다섯번째) 롯데그룹 회장이 14일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틸렌 공장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다./사진=최형욱특파원


롯데 측의 총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292만톤에서 382만톤으로 늘면서 현재 글로벌 15위에서 10위권으로 도약하게 된다. 또 연간 1조∼1조5,000억원 규모의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50만톤의 에틸렌을 이용해 합성섬유의 주원료인 에틸렌글리콜을 생산하기 위해 일본 미쓰비시상사와 7대3의 비율로 합작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기공식에서 “이번 합작 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종합화학 회사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롯데케미칼이 그룹의 중요 축으로 지속 성장하도록 전폭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올 2월에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을, 4월에는 SDI케미칼을 각각 인수한 바 있다.

다만 롯데 수뇌부는 한국 기업이 미국 석유화학 시장에 처음 진출하는 기념비적인 이번 합작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착잡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액시올을 아예 약 4조원대에 인수해 글로벌 12권 석유화학 기업으로 도약할 포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검찰의 롯데 총수 일가 비자금 수사가 시작되자 계획을 철회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사장)는 검찰의 출국금지조치로 기공식에 참석조차 하지 못했다.

/레이크찰스=최형욱특파원 서울=이종혁기자 choihuk@sedaily.com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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