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세계 50대 스마트기업'에 한국 제조업 한 곳도 없어

제조업 리스타트 다시 혁신이다-위기의 제조업, 통째로 바꿔야 산다

"제품·공정서 재무·노사·인력까지 전부문 혁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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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테크놀로지 리뷰’가 창의적 기술로 시장을 바꾸는 혁신 업체를 대상으로 지난달 선정한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에는 아마존(1위), 바이두(2위) 같은 정보기술(IT) 기업 외에도 전통 제조업체가 대거 들어 있다. ‘스마트’라는 단어 때문에 IT 기업이 대부분일 것 같지만 도요타(17위), 보쉬(33위) 같은 각국 대표 제조업체가 포함됐다. 중국 화웨이까지 10위에 랭크된 반면 지난 2014년 선정됐던 삼성(4위)과 LG(46위) 등 우리 기업은 자취를 감췄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해 말 발표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도 삼성만 5위에 올랐다. 3년 전 삼성은 3위였고 현대차와 기아차는 10위, 13위를 기록했다.

이들 지표는 우리 제조업체의 혁신 속도가 그만큼 무뎌졌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이재용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총수들이 최근 왜 이렇게 ‘혁신·자기파괴’를 부르짖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아울러 위기에 처한 우리 제조업을 다시 리스타트(재출발을 통한 부흥)시킬 민관 공동의 ‘장기 혁신플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4차 산업혁명 물결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공정(하드웨어), 조직관리(소프트웨어) 등 모든 것을 통째로 바꾸는 혁신만이 살길이라는 얘기다. 17일 딜로이트글로벌에 따르면 2010년 3위였던 우리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5위에서 오는 2020년에는 인도에 밀려 6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철강 등 전통 제조업이 구조조정에 허덕이고 자동차·전자 등도 중국의 추격과 통상분쟁 등 다중 트랩에서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반면 미국은 2020년 중국을 제치고 제조업 경쟁력 1위에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메이킹 인 아메리카’라는 이름 아래 국가적 차원에서 제조업 혁신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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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정부도 2014년 ‘제조업 혁신 3.0’을 기치로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간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체를 알기 힘들고 오히려 기존 주력 업체들마저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규제정보 포털에 등록된 규제 건수는 2014년 8월 1만4,976건에서 지난해 7월에는 1만4,688건으로 2%도 줄어들지 않는 등 각종 법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혁신을 하려야 할 수 없는 구조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위기에 처한 제조업에 새살을 돋게 할 수 있는 기업 차원의 혁신과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며 “제품을 중심으로 공정과 재무·노사·인력 등 전 부문에 걸친 혁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영필·서일범기자 susopa@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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