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OIT필터' 논란에 가전업계 전전긍증

해당 필터 무상교체 불구

에어컨 판매 악영향 줄듯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린(OIT)이 함유된 필터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OIT 필터가 포함된 공기청정기·에어컨의 제품명이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으며 가전 업체들도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2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환경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OIT 함유 항균 필터의 모델명을 공개한 후 각 업체 서비스센터에는 필터를 교체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한 번에 많은 교체 요청이 몰리면서 길게는 몇 주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의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OIT 필터와는 관계없는 제품의 교체를 요구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22일 환경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OIT 함유 항균 필터가 사용된 기기명’ 공지글의 조회 수는 이날까지 15만명을 넘었다. 부처 홈페이지를 직접 찾아와 확인하는 소비자들의 불안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등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20일 공기청정기와 차량용·가정용 에어컨에 쓰인 OIT 항균 필터를 발표하면서 필터명만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해당 필터가 어떤 기기에서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환경부는 22일 해당 필터가 쓰인 기기명으로 다시 공개했다. 하지만 위해성 정도는 규명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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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이제 ‘항균’은 잃어버린 말이 됐다”고 전했다. 몇 년 전부터 메르스·사스 등 전염병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가전 업체들은 항균 기능을 적극 채용하며 마케팅에도 활용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대다수 업체는 한 달 전 논란이 불거진 직후부터 해당 필터 무상교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성수기인 에어컨 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수기인 8월 초까지 에어컨 주문량이 한창 몰릴 때지만 안전에 의구심을 가진 소비자들이 구매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황사·미세먼지로 급성장해 올해 전체 매출 1조원까지 내다봤던 공기청정기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이달부터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사면 구매가격의 10%를 돌려주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매출이 급증했지만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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