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당내 대권주자들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새 지도부가 사실상 내년 대선 경선관리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선 모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전국 민심청취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사실상 대권행보에 돌입했다는 관측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일 “(내게)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가 고민하고 다니는 중”이라며 대권행보를 기정사실화했다. 특히 새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차기 대권행보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김 전 대표는 이번 당권 선출을 놓고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며 내년 대선을 위한 포석에 들어갔다. 1차 민생투어를 마치고 상경한 김 전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비주류 단일 후보인 주호영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회초리를 든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마이웨이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또 김 전 대표 측근인 김학용 의원이 발족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은 사실상 김 전 대표의 내년 대선 캠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전 대표 측근 관계자는 “대권을 결심한다면 찬바람이 불기 전에 그동안 고민해온 것들을 정책으로 제시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유 의원은 아직 정중동 모드지만 새 지도부가 꾸려지면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당 대표 출마가 예상돼왔지만 차기 대권을 위해 일찌감치 불출마를 굳힌 바 있다. 유 의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대권 도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다만 당내 대권후보들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자신만의 정책체계를 다듬고 대학 강연 등을 통해 이를 설파하는 방식으로 정치적 외연을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 외부에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이번 당권 선출 과정에서 비박계 후보인 주호영 후보를 만나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정치 행보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오 전 시장은 정병국·김용태 의원 등 주호영 후보와 단일화한 비주류 의원들의 힘을 모으는 데도 물밑에서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의 제약 탓에 이번 전대에서 눈에 띄는 역할을 보이지 못했지만 최근 경기도의 특보단 확충으로 캠프 진용을 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남 지사는 조만간 자신의 정책 구상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계열 주자들의 활동이 가속하는 가운데 친박 대권 후보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의 대선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반 총장은 아직까지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올해 말까지의 임기 때문인데 임기 종료와 함께 국내로 들어와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박 핵심에서는 ‘충청+TK연합’을 통한 반기문 대망론이 끊임없이 나오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