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또 한미FTA 공격 “깨진 약속의 완벽한 사례”

파격적 감세 등 내세워 대선 프레임 전환 나서

힐러리 “트럼프 경제정책 1% 특권층 위한 것”

공화당 출신 고위관료 50명 등 무더기 이탈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8일(현지시간) 또 다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최대 승부처인 ‘러스트벨트(쇠퇴한 중서부 공업지역)’의 표심을 얻기 위해 한미FTA를 “미 노동자 일자리를 죽이는 무역협정”으로 몰아간 셈이다. 트럼프는 이와함께 법인세와 소득세 절반 이상 감축과 육아비 전액 소득공제 등 파격적 감세정책을 내세워 대선 프레임 전환에 나섰다. 하지만 공화당 출신 고위관료 50명이 집단으로 “트럼프는 대통령으로 인격과 경험이 결여 됐다”고 혹평을 하며 지지불가를 선언하는 등 당내 지지 붕괴는 오히려 가속화하는 추세다..

트럼프는 이날 러스트벨트 핵심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유세중 경제 분야 연설에서 “클린턴은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지지했다”고 지적하며 “한미FTA에 대해 말하면 미국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준 ‘깨진 약속’(broken promise)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자유무역에 대한 반감이 큰 노동자와 이 지역 중산층의 감정을 충동질해 전통 지지층 복원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는 또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15%로 낮추고, 7단계인 소득세율은 3단계로 간소화해 세금을 대폭 줄이는 한편 상속세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자에 대한 막대한 감세를 감추려 상속세 폐지에 대해 과세 대상도 아닌 노동자를 들먹이며 “평생 세금을 냈는데 죽어서 다시 세금을 내게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선거캠프에서 가장 신뢰하는 딸 이방카와 함께 “조만간 육아정책을 내놓겠다” 며 “육아비용은 모두 소득공제 대상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클린턴은 트럼프의 경제 공약들에 대해 곧바로 “1% 부자와 특권층만을 위한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플로리다주 세인트 피터즈버그 유세에서 “트럼프의 감세는 결국 본인과 부자들, 그 연설문을 쓴 당사자들(트럼프 경제팀)에게 거대한 혜택을 주는 것뿐”이라며 “트럼프는 국가안보뿐 아니라 우리 경제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공화당 출신 인사들은 더욱 늘고 있다. 공화당 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토안보부 장관 등을 역임한 외교안보 고위관료 50명이 이날 일제히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고 위험하다”며 지지불가를 외쳤다. 심지어 CIA 출신인 에번 맥멀린 공화당 하원 수석정책국장은 트럼프 저지를 위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측근에 이어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도 트럼프 대신 클린턴 지지에 가세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