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사진·71) 전 산업은행장이 최근 검찰을 ‘머슴’에 비유한 언론 인터뷰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강 전 행장은 최근 대우조선해양 부실 지원과 계열사 특혜 거래 지시 등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머슴’ 발언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 등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강만수 전 행장은 지난 MB정부의 핵심 실세로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은행장(당시 총재)을 지냈다.
강 전 행장은 15일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해명자료를 보내 “대학에서 헌법을 배울 때 공무원을 공복(公僕), 영어로 ‘시빌서번트(civil servant)’라고 하지만 ‘종’이라는 표현보다 ‘머슴’이 적절하다고 배워 그 용어를 썼다”면서 “보도되고 보니 부적절한 표현이라는 점을 알게 됐고 이런 표현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강 전 행장은 이달 2일 검찰이 본인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하면서 영장을 제대로 안 보여줬다는 취지의 인터뷰 내용도 해명했다. 그는 “(영장을) 찬찬히 다시 보고 싶다고 했을 때 검사가 다시 보도록 허용했다”고 전했다.
강 전 행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들이 검찰 수사를 받는 회의감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70이 넘은 나이에 중죄의 피의자가 됐다고 생각하니 인생이 너무 허무했다”며 “소주 한 병을 다 마시고 취한 상태로 밤늦게 위로해 준 기자에게 참담함을 토로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부적절하거나 과도한 표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잘못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며 “사실과 다르게 보도된 부분은 취중이라고 해도 관련자분들께 사과를 드린다”고 강조했다.
강 전 행장은 임기 도중 산은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지인과 종친이 운영하는 업체에 특혜 거래를 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 당한 뒤인 지난 8일 모 경제지와 인터뷰에서 검찰을 향해 “국민이 준 수사권·기소권을 남용하고 있다. 주인(국민)이 머슴(검찰)에게 당하는 격”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특히 압수수색 과정에서 “쓱 (영장을) 보여주고 압수수색을 하더라고. 영장을 봐야지. 봅시다 했더니 ‘보면 안 된다’고 하더라. 내 방어권을 보호할 수가 없다”고 주장해 과잉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