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수영선수들이 무장 강도를 당한 사건에 대해 브라질 판사가 선수들이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케일라 블랑크 지 키노피 판사는 라이언 록티(32)를 포함한 미국 수영 대표팀 선수 4명이 올림픽 선수촌에 도착해 겪은 일을 강도를 당한 것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선수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선수들이 서로 장난을 치며 선수촌에 들어가는 등 무장 강도를 당해 육체적·정신적으로 피해를 본 이들의 행동이라고 판단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했다는 것.
브라질에서는 범죄에 대한 거짓 신고를 할 경우 6개월의 구금과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이에 지 키노피 판사는 강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록티와 제임스 페이건(27) 등 2명의 선수에 대해 더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경찰에게 이들의 대한 출국금지와 여권 압수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경찰이 리우선수촌을 찾았을 때는 이미 선수들은 대회를 마치고 퇴촌한 상태였으며, 미국올림픽위원회는 보안 규정상 선수들의 소재를 공개할 수 없다며 신병 인계를 거부했다.
현재 록티는 전날 오후 미국에 입국했고, 페이건은 아직 리우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록티와 페이건을 포함한 4명의 미국 수영선수들은 지난 14일 오전 열린 프랑스 대표팀의 환대 행사에 참여했다 택시를 타고 선수촌에 돌아가는 길에 무장 강도를 당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경찰을 사칭하는 이들이 택시를 세우더니 총구를 들이밀며 현금과 신용카드 등 소지품을 뺏어 갔다고 진술했다. 사건에 대해 록티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갑을 뺏기기 전 강도 중 한 명이 내 이마에 총을 겨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 키노피 판사는 이들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을 뿐더러 이들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선수들을 태웠다는 택시 기사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다.
감시 카메라에 찍힌 선수들의 모습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선수들은 사건 당일 행사장을 오전 4시에 출발했다고 진술했으나 감시 카메라 확인 결과 이들이 출발한 시간은 오전 5시 50분이었으며 해당 시간대에 30~40분 가량 걸리는 거리를 한 시간이 넘게 걸려 도착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선수들은 당시 술에 취해 탑승한 택시의 색깔과 강도를 당한 장소 등을 기억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선수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록티의 법률대리인은 “미국 수영선수들이 사건 후 국무부 대표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면서 “선수들의 말이 허위라는 주장은 리우 치안을 담당하는 브라질 경찰에 대한 비판을 모면하려는 술책”이라고 반박했다.
/김영준인턴기자 gogunda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