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美 전략폭격기, 안왔나 못왔나

美공군 기상악화 이유들었지만

한반도 전개 연기에 의문 증폭

오늘도 기상나빠 재연기될수도

번개가 치는 가운데 활주로에서 대기 중인 B-1B 전략폭격기. 전천후 성능을 자랑하지만 고성능의 전자기기가 많아 강풍을 동반한 낙뢰 상황에서는 이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13일 괌 공군기지 주변의 기상 예보도 고르지 못해 한반도 전개가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번개가 치는 가운데 활주로에서 대기 중인 B-1B 전략폭격기. 전천후 성능을 자랑하지만 고성능의 전자기기가 많아 강풍을 동반한 낙뢰 상황에서는 이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13일 괌 공군기지 주변의 기상 예보도 고르지 못해 한반도 전개가 또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


‘안 왔나, 못 왔나?’ 미 공군 B-1B 랜서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가 연기되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 공군은 기상조건 악화, 즉 측면 강풍을 이유로 들었지만 12일 괌과 서울을 운항하는 여객기들은 한 편도 결항 없이 인천공항에 들어왔다.

민항기도 차질 없이 운항하는 마당에 전천후 성능을 자랑하는 폭격기가 발진하지 못한 상태에 대해서는 쉽게 설명이 되지 않는다. 만약 악천후로 못 왔다면 능력의 문제이고 외교적 판단에 따라 안 왔다면 한반도 방어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가능하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즈 발행인은 “전천후 성능이 어떤 기종보다 강조되는 전략폭격기가 그 정도 기상조건으로 이륙조차 못했다는 점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날씨 이외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공군 출신인 한 민항기 조종사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결항이 손실로 직결되는 민항기들은 날씨가 나빠도 운항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군용기는 전천후 성능을 갖췄어도 급박한 상황이 아니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운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각종 전자장비가 많은 기체일수록 낙뢰 상황이라면 운항을 제한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13일에도 미군의 전략자산은 한반도에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괌 일대의 기상 상황이 ‘비바람에 천둥·번개’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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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B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려는 목적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무력시위.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거나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미국은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 의지를 보여주고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전략폭격기 등을 한반도 상공에 투입해왔다. 확장억제는 북한이 핵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이 전략자산을 동원해 미 본토 수준으로 한국을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미군의 전략자산 발진이 기상여건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이라면 확장억제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양 위원은 “한미동맹은 신뢰할 수준이지만 만에 하나 약속이 존중되지 않았다고 확인된다면 작은 나라가 할 수 있는 핵무장 등 수단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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