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한반도 규모 5.8 최강 지진] 경북서만 21명 부상...다보탑 등 문화재 일부 파손

<피해상황>

유리창 깨지고 가스 누출 등

전국 4만9,000건 주민 신고

벽 균열 등 학교 피해도 속출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13일 경주 첨성대에서 지진에 따른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첨성대는 전날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최상단부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연합뉴스문화재청 관계자들이 13일 경주 첨성대에서 지진에 따른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첨성대는 전날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으로 최상단부가 흔들리기도 했지만 별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연합뉴스


천년고도 경주에서 발생한 두 차례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시간이 지나면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월 바다에서 발생한 울산 지진과 달리 진앙지가 내륙인데다 기상청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지난 197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충격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진앙지인 경주를 중심으로 경북에서만 부상자 21명이 발생했다. 경주 건천읍의 한 아파트에서 TV가 떨어져 80대 할머니가 가슴에 상처를 입었고 40대 남자가 지진으로 2층에서 뛰어내리다 부상을 당했다. 경주 산내면에서는 60대 남성이 주택 앞에 떨어진 돌에 발등 골절상을 입었다.

재산피해도 잇따랐다. 경주 성동동과 노동동 상가 유리창이 파손됐고 건천읍의 한 사찰 건물이 무너졌다. 포항에서도 마트 옥상 물탱크가 넘어지면서 물 수천ℓ가 쏟아져 건물 내부가 침수됐고 아파트 수도 배관이 파손돼 100여가구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문화재 피해가 우려된다.

국보 제20호 불국사 다보탑 옥개석 난간석이 파손됐으며 보물 1744호 불국사 대웅전 지붕 기와 3장이 진동 때문에 흘러내려 바닥에 떨어져 깨졌다. 이와 함께 탑동에 있는 사적 제172호 오릉 외곽 담장 기와 일부도 흘러내려 파손됐다. 정밀조사를 하면 피해 규모가 예상외로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왕동에 있는 국보 제31호 첨성대는 5.8 규모 본진에 최상단부 우물정(井)자 모양의 정자석이 좌우로 심하게 흔들렸지만 다행히 특이 사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보 제24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석굴암은 아직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석굴암 주변 진입로에 낙석이 일부 발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피해상황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피해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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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와 인접한 울산도 4,98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지붕 기와가 떨어지고 담장이 파손됐으며 유리창, 타일, 옥상 물탱크 파손이 대부분이었다. 이 가운데 29세 한 남성이 대피 중 낙상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울산공항 출입문이 뒤틀렸으며 남구와 북구의 아파트 승강기 2곳에 갇힌 주민이 119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26차례 출동했다.

고층 빌딩이 많은 부산에서 접수된 신고는 1만691건에 달했다. 주요 피해는 총 21건으로 특히 동구 범일4동 범내남로의 한 도로에 100m가량 균열이 생겼으며 사상구의 한 아파트는 계단에 금이 갔다. 또 동구의 한 빌라는 2층과 3층 사이에 균열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구 문현동에 있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에서는 필수인력을 제외한 ‘전원 대피령’이 내려졌고 해운대구 복합문화센터 잔디광장,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강서구 명지근린공원 등과 주요 학교 운동장에는 대피한 시민 1,000여명이 불안 속에 밤잠을 설쳤다. 부산교통공사는 1차 지진 때 5분간, 2차 지진 때 2분간 지하철 1~4호선 운행을 멈추고 이상 여부를 점검하기도 했다.

경남 지역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8개 시·군에서 소규모 지진 피해가 발생하면서 6,689건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창원에서는 건물이 기울어지고 아파트 외벽 균열, 가스 누출 등 10건의 피해가 파악됐다. 김해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는 스프링클러 배관이 터져 건물 바닥에 물이 쏟아졌다. 밀양시 밀양댐 인근 밀양~양산 지방도에서는 2곳에서 돌무더기가 도로로 쏟아졌다.

진앙지와 비교적 거리가 먼 전남북과 충남북·경기·강원 등지에도 주민 신고전화가 빗발쳤는데 전남에서는 임모(43)씨가 셋톱박스에 발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지진을 느낀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전국적으로 4만9,000여건의 신고전화가 있었다.

학교 피해도 크다. 울산에서는 신정초등학교와 연암초·수암초·상안중·범서중에서 강당 천장 조명이 파손됐다. 동천초등학교에서는 숙직실 벽면에 균열이 생겼고 달천중에서는 본관 중앙통로 1∼3층의 벽체에 균열이 발생했다. 전남에서는 장성 문향고 기숙사 복도와 계단실 벽체에 균열이 발생해 기숙사생 116명이 전원 귀가 조치됐다.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지진에 따른 점검과 학생 안전을 위해 13일 하루 휴강했다.

한편 갑작스러운 지진 공포는 엉뚱한 방향으로 불안감을 표출되기도 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추진 중인 경북 구미·김천 지역에서는 지진이 발생하자 많은 주민이 북한의 핵미사일이 떨어진 것으로 착각해 불안에 떨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전국종합

울산=장지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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