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원스토어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구글과 애플 천하였다. 연간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을 구글 플레이스토어(50%)와 애플 앱스토어(30%)가 양분했다. 특히 안드로이드폰은 구글의 점유율이 75%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어서 나머지를 차지하려고 SK텔레콤 T스토어(8%), 네이버 앱스토어(8%), KT 올레마켓(4%), LG유플러스 U+스토어(4%) 등이 치고받는 구조였다.


구글이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에서 고만고만한 우리 선수들끼리 ‘도토리 키재기’ 경쟁을 벌여왔던 셈이다. 무엇보다 킬러 콘텐츠는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유사한 콘텐츠를 두고 이전투구하다 보니 국내 앱 장터가 구글을 따라잡는 것은 언감생심. 그 사이 구글은 땅 짚고 헤엄치기 장사를 하며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지난해 구글이 한국에서 올린 매출은 3조원이 넘고 이익도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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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러시아에 비해 인구는 작지만 규모 대비 수익, 즉 가성비가 뛰어나니 구글 입장에서 한국은 알짜배기 시장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지난 6월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가 손잡고 만든 토종 앱 장터 ‘원스토어’가 출시된 후 이런 상황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원스토어 거래액이 구글 거래액의 3분의1 수준까지 따라왔다. 구글과 동시 판매 중인 게임의 경우 원스토어의 매출 비중이 33%에 이른다.

구글을 제치고 원스토어만 출시되는 콘텐츠도 증가세라고 한다. 틈새시장 공략과 맞춤형 마케팅 덕분이다. 이런 성장 추세라면 1~2년 내 국내 앱 장터에서 구글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물론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모두를 만족시키는 앱 장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원스토어에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콘텐츠를 보강하고 꾸준한 업데이트로 불편함을 줄여나가야 한다. 그렇더라도 구글 외에는 대안이 존재하지 않았던 개발사와 유저들에게 원스토어의 약진은 분명 의미 있는 일이다. 지금보다 더 성장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줬으면 좋겠다. /임석훈 논설위원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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