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상선 생존하게 한 자산 매각…독 될수도"

KMI 해운 시황 세미나

돈 되는 주요 자산과 핵심 사업을 매각해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진 해운 산업 구조조정이 생존에 성공한 국적 선사에 되레 독(毒)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해운업계에서 나왔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19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해운 시황 세미나에서 “현대상선이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 자산을 매각하다 보니 사업 포트폴리오가 단순해졌다”면서 “이 때문에 시황 변화에 따른 위험 관리가 더욱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상선은 자구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와 벌크전용선 사업부는 물론 부산신항 터미널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조(兆) 단위의 현금이 유입돼 부채비율은 개선됐지만, 포트폴리오는 컨테이너선 위주로 단순화됐다.


전 센터장은 “컨테이너선 시황이 향후 수년 간 부진한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현대상선의 영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유동성 위기가 또다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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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정상 궤도에 올라 서 성공적인 구조조정 사례로 꼽히는 대한해운과 팬오션 사례도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전 센터장은 “대한해운은 법정관리를 통해 자산을 대거 매각하면서 사업규모가 대폭 축소됐고, 자산은 법정관리 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매출 규모도 법정관리 전인 2010년 2조원을 웃돌았지만, 법정관리를 벗어난 2014년에는 5,800억원 규모로 줄었다. 전 센터장은 “대한해운과 팬오션 사례가 성공적인 사례는 맞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면서 “주력 사업을 포기하면서 국가적 차원에서 해운 경쟁력이 크게 축소됐다는 점에서는 아쉽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재무보다는 사업구조 재편에 초점 △해운 뿐 아니라 조선과 철강을 연계한 통합적 구조조정 방안 등을 방향으로 제시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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