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m아카데미] AI시대 기업의 디지털 경영혁신, 나아갈 방향은

임규건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첨단기술 확보보단 기업 수준에 맞는 정보관리체계 구축을

임규건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임규건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근래 알파고, 자율주행 차량, 4차 산업혁명 등의 뉴스를 통해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환상과 함께 암울한 피해망상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들은 AI와 로봇이 일자리를 뺏기보다는 경제를 성장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긍정적 관점에서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 상황인 인간보다 스마트한 슈퍼인텔리전트(Super Intelligent)의 개발은 인류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므로 안전한 AI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의식의 전환도 대비해야 할 때다. 하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너무 먼 미래를 지향하기보다 현실적인 대응방안이 더욱 중요하다. 경영정보학적 관점에서 보면 기업의 정보처리는 <그림>과 같이 데이터의 처리에서, 정보의 처리로, 그리고 지식의 처리 단계로 발전했고 이제 지혜 또는 지능에 대한 처리단계의 초입에 와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에는 낯선 첨단 요소기술의 확보에 너무 민감해하기보다는 향후 실용화될 제품들을 잘 응용할 준비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각 기업의 수준에 맞는 정보관리 체계를 완비해놓는 것이 우선이다.



데이터란 주위의 있는 사실 자체를 나열한 원초적인 자료다. 가장 기초적인 다양한 자료들이 아직 온라인·디지털화돼 있지 않고 혼재돼 있다면 체계적인 정리를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잘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고객정보, 매출정보, 수시 거래정보, 금융정보, 포스(POS) 등등일 것이다. 여기에 더해 근래 다양한 센서 등 사물인터넷(IoT) 기술들을 활용해 정확한 다량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확보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충분한 데이터들을 확보하고 있어야 향후 빅데이터 분석이나 머신러닝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정보란 특정 목적을 위해 유용하게 가공된 데이터들이다. 데이터를 유용한 정보로 가공해주는 재무·회계·인사 등 기업 기능별 경영정보시스템(MIS), 특정 의사결정을 지원해주는 의사결정지원시스템(DSS), 고객을 관리하는 고객관리시스템(CRM), 전사적인 자원을 관리해주는 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ERP) 등을 활용할 수 있겠다. 이미 주요기업들은 ERP시스템의 구축을 통해 정보관리 체계를 구축했으나 아직 기업 내부의 정보처리가 자동화 안 된 경우에는 이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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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이란 정보들 간의 규칙을 발견해 축적하고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종합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관리시스템(KMS) 구축을 통한 지식경영(KM)이라는 말로 추진됐고 기업 내외부에 있는 개인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다양한 암묵지를 전자문서나 시스템에서 공유할 수 있는 형태의 형식지로 바꾸고 이를 구성원들 간에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아직 기업 내외부의 지식이 원활히 공유되고 있지 않다면 이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물론 연구개발(R&D)과 함께 개방형 혁신 등을 통한 새로운 지식의 축적도 중요하다.

이제 지식 처리의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는 시점이다. 즉 지혜의 처리를 목표로 한다. 지혜란 무엇인가. 그것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그 활용할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그 적용이 달라지는 유연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황인식을 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인공지능과 인텔리전스 기술이 필요하다. 주요 인공지능 기술들인 논리, 딥러닝, 전문가 시스템, 패턴인식, 검색, 신경망, 유전자알고리즘, 음성인식, VR(Virtual Reality), 로봇, 빅데이터 기술 등의 고객지향적인 활용이 주요한 분야다. 해당 요소기술을 업으로 하는 기업 외에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활용한 기술확보 및 응용서비스 개발이 요구된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AI가 교통, 홈서비스, 보건, 교육, 지역사회 활동, 공공안전 및 치안, 직업시장, 엔터테인먼트 등 8개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분야에 인공지능 활용 기술 및 서비스도출이 유효할 것으로 사료된다.

최근 40년간 기업의 혁신은 주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 경영에서의 정보기술 진화의 방향을 이해하고 기업 수준에 맞는 그에 적절한 대응을 추진하는 것이 향후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 창출을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다./gglim@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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