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는 20일 친박계가 사실상 ‘유승민 비상대책위원장’ 카드를 거부했다는 판단 아래 집단탈당과 분당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본격 돌입하기로 했다. 비주류 측은 내부적으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현역의원 20명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한 만큼 이르면 이번주 내에 분당을 감행한다는 복안이다.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가 한창 진행되던 정오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심재철·주호영·김세연·권성동·김성태·이종구·강석호·황영철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0여명은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오찬 모임을 열어 분당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최근 해체된 비주류 모임(비상시국위원회)의 대변인 역할을 맡기도 했던 황영철 의원은 오찬 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결단할 때가 왔다. 지금까지는 당내에서 쇄신과 변화를 만들기 위해 인내하고 노력해왔으나 이 모든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도 오늘 의총 논의 결과로 봤을 때 거부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더 이상 친박의 불분명한 입장과 시간 끌기로 인한 혼란이 계속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비주류 의원들은 21일 오전 구체적인 분당 절차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동하기로 했다.
앞서 친박계인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2~3일 내로 유승민 의원이 비대위원장으로 적합한지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20명은 물론 추가 탈당까지 고려할 때 최대 40명가량이 ‘분당선’에 동참하면서 비박당이 단숨에 정계개편의 태풍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