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각종 비리의혹과 관련돼 혐의를 받는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한국 송환이 덴마크의 복잡한 법률 절차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덴마크 법원이 2일(현지시간) 정 씨에 대한 구금 기간 연장을 결정, 검찰이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 정 씨를 별도 구금시설에 수용한 가운데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정부로부터 정 씨에 대한 최종적인 인도 요구가 오더라도 실제 인도 여부에 대해선 다시 법적 검토 후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헬프런드 검사는 이날 올보르 법원에서 구금연장 심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정 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통해 정 씨가 덴마크에서 범법행위를 했는지 우선 따져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한국 정부로부터 정 씨에 대한 ‘최종적인 송환요구(final rendition request)’는 오직 않았다”면서 “구금 기간에 한국 정부가 정 씨에 대한 최종 송환요구와 함께 관련 자료를 완전하게 갖춰서 제출하면 정 씨에 대한 송환 문제를 본격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헐프런드 검사는 이날 심리에서 한국 정부가 덴마크 정부에 ‘예비체포(provisional arrest) 협조 요구’만 보냈다면서도 그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다.
만일 정 씨가 구금 연장 결정과 관련, 덴마크 고등법원에 항소할 경우 다시 검사와 정씨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어질 전망이다. 헬프런드 검사는 “정 씨가 항소할 경우 이에 대한 결정을 언제 내릴지는 전적으로 고등법원의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 씨가 자진해서 귀국하지 않으면 정 씨의 국내 송환은 일러야 다음 달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월호 사건 때 2년 반 넘게 송환 거부 소송을 벌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녀 유섬나 씨의 사례가 재연돼 특검 수사 기간 안에 송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 씨는 이날 구금 연장 심리에서 일각에서 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 상태라는 주장에 대해 유럽연합(EU) 내에서 통용되는 자신의 비자 기한이 오는 2018년 12월까지라고 주장, 현재 덴마크 체류가 불법이 아니라고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또 특검이 지난달 22일 정 씨 여권 무효화 조처를 했다고 밝혔으나 2일까지 여권 무효화 조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헬프런드 검사는 “정 씨의 여권은 아직 유효하다(valid)”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