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고국 슬로베니아가 멜라니아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AFP 통신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멜라니아의 이름을 딴 케이크와 ‘The White House’(백악관)라는 글자를 새긴 한정판 슬리퍼 등은 멜라니아가 자란 세브니카에서 인기 관광 기념품이 됐고 그녀가 모델로 성장하는 과정을 따라가 보는 가이드 투어 상품도 곧 나온다.
슬로베니아 관광청(STB)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슬로베니아를 찾은 미국인 관광객은 8만여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 늘었다. STB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때부터 관광객이 늘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디지털 홍보를 할 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이 공식 취임하면 미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브니카 중심지에 있는 한 제과점은 견과류와 황금색 토핑을 입힌 ‘골든 멜라니아’ 케이크를 한 조각에 3유로에 팔기 시작했는데 이곳의 명물이 됐다. 류블랴나에서 이 케이크를 사기 위해 오는 관광객들도 있다고 한다. 세브니카 관광청은 홍보 차원에서 외국 언론인들을 위한 전세버스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세브니카와 류블랴나, 이탈리아 밀라노 등 멜라니아가 모델로 활동한 경력을 따라가는 여행 상품도 준비 중이다. 멜라니아가 자란 세브니카는 수도 류블랴나에서 100km가량 떨어져 있다. 인구 5천 명의 작은 도시인 세브니카는 란제리, 가구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과거 유고슬라비아 연방 시절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이뤄졌다. 세브니카 시장은 멜라니아의 초등학교 동창이지만 멜라니아를 ‘평범한 아이’로 기억하고 있다. 10대 후반에 모델 일을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현재는 멜라니아 가족을 기억하는 주민들은 별로 없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멜라니아의 부모는 세브니카에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미국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슬로베니아에서 멜라니아 열풍이 부는 것과 달리 트럼프측은 냉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트럼프 부부가 최근 슬로베니아 변호사를 고용해 자신들의 이름을 딴 상품을 동의 없이 판매하는 것에 대한 법적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측이 소송 준비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브니카 의회는 멜라니아를 모델로 썼던 안내판을 철거했고 벌꿀 판매업자도 ‘멜라니아 가든’이란 상표를 붙인 꿀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트럼프 버거’를 판매했던 식당은 ‘프레지덴셜 버거’로 메뉴 이름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