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바마의 마지막 경고

고별회견서 "불법이민자 마구잡이 추방 땐 목소리 내겠다" 트럼프에 일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8년 동안 미국을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권력을 이양한 후 캘리포니아주 휴양지인 팜스프링스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워싱턴DC=AP연합뉴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8년 동안 미국을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에게 권력을 이양한 후 캘리포니아주 휴양지인 팜스프링스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만일 차기 행정부가 어린 시절 불법적으로 미국에 들어온 75만여명의 이민자를 추방한다면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의도된 침묵을 깨뜨릴 것입니다.”

‘죽은 권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살아 있는 권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퇴임을 이틀 앞둔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고별기자회견에서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인 점을 의식해서인지 오바마 대통령은 50여분간 차기 행정부와 미국의 미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작정한 듯 쏟아냈다.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독단적으로 (불법 체류한) 아이들을 응징한다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핵심 가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들었다”고 평가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가 트럼프의 깜짝 승리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가 위협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의 친러 정책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양국(미국·러시아)이 건설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미국과 전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재임 기간 러시아가 ‘적대적 정신’으로 되돌아가면서 건설적인 관계 형성이 어렵게 됐다”고 회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권력과 언론의 관계와 관련해 “여러분이 이 건물에 있는 것은 이곳이 더 잘 작동하게 만든다”면서 “엄청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언론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을 상대로 언론에 제한을 가하지 말 것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뉴욕타임스)” “고별기자회견 장소를 기자들이 일상 업무를 보는 브리핑룸으로 정함으로써 트럼프에 대한 반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AP통신)”는 분석도 나왔다.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