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기업들은 올해 세계 경제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금리 정상화를 최대 변수로 보고 있었다.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큰 리스크로는 중국 등 글로벌 경기 및 국내 투자여건 악화 등을 뽑았다.
23일 서울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함께 실시한 ‘2017년 기업 경영 전망 및 기업투자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55.6%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35.8%)이라는 응답까지 합치면 전체 91.4%가 올해 세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지난해(3.1%)보다 높게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이보다 훨씬 나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 불안요인으로 우리 기업들은 ‘미국’을 주목하고 있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28.8%)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이어 미국의 금리 정상화(23.8%)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6분간의 취임사에서 미국(18번)과 미국인(16번)을 반복하며 6대 국정 기조로 미국 우선 정책을 천명한 바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역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미국이 올해 세계 경제 상황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올해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큰 우려로 중국 등 글로벌 경기(46.3%)를 뽑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만 중국 경기에 대해 한국 기업들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56.1%)이라는 응답과 지난해보다 나빠질 것(34.1%)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이어 투자여건 악화(17.5%), 매출 감소(13.8%), 이윤 감소(8.8%)가 올해 경영에 영향을 줄 리스크로 지목됐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전체 응답 중 51.3%가 달러당 1,101~1,200원으로 전망했다. 손익분기점으로는 1,050원을 제시했다. 유가는 배럴당 50~60달러가 될 것(45.6%)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올해 내수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대다수였지만 1~10% 축소가 24.7%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업의 자금 사정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5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다소 좋아질 것(22%)이라고 보는 기업이 다소 악화될 것(18%)이라고 보는 기업보다 많은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