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 올 사상최대 17조 투자] 거침없는 '최태원의 공격경영'...국내 공장·설비에만 11조 투자

<가속도 붙은 영토 확장>

"과감한 투자 없이 성장은커녕 생존도 어렵다"

하이닉스 3D 낸드 강화에 집중...경쟁사 추격

SKT, 5G·자율차·AI 등에 3년간 11조 투입

SK이노·SK(주), 유화·바이오 등 M&A 주도

최태원(오른쪽) SK 회장이 지난해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을 방문해 연구진으로부터 개발 중인 신약 물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최태원(오른쪽) SK 회장이 지난해 6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을 방문해 연구진으로부터 개발 중인 신약 물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의 공격경영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해 말 대규모 쇄신인사를 통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전원 50대로 세대교체한 데 이어 LG그룹과 반도체 ‘빅딜’,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 발표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인사 이후 조대식 신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경영진을 만날 때마다 “기존 성공 방정식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인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달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감한 투자 없이는 성장은커녕 생존도 어렵다는 게 최 회장이 갖고 있는 위기감이다.



◇17조원 사상 최대 투자=SK가 26일 내놓은 올해 투자계획 17조원은 그룹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6조원 넘는 돈을 투자했던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인 약 7조원을 올해 설비투자에 쏟아붓기로 했다. SK 계열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반도체 호황에 올라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늘어난 투자액 중 상당 부분은 올해 경기도 이천 M14 공장의 반도체 생산시설(클린룸) 건설에 투입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8월부터는 충북 청주시에서 3차원(3D) 낸드 공장 건설도 시작한다. 올해 말까지 수천억원이 투입되며 완공 목표 시점인 2019년 6월까지의 총투자액은 2조2,000억원에 이른다. 반도체 기업의 생산 역량을 가름하는 공정 미세화 작업, 3D 낸드 설비 전환에도 매년 수조원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 투자는 지난해 대비 소폭 줄고 낸드 투자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최대 과제는 주력제품인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낸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72단 3D 낸드를 양산해 삼성전자·도시바 등 경쟁사를 따라잡는다는 목표다.


SK텔레콤도 3년간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당초 5세대(5G) 통신에 3년간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여기에 자율주행차·인공지능(AI) 등에 대한 5조원의 투자를 올해 초 추가해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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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플랫폼을 선점하고 생태계를 구축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SK플래닛 등과 함께 차세대 기술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M&A 행진 이어진다=기존 사업구도를 뒤흔드는 과감한 인수합병(M&A)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1호’ M&A도 나왔다. 지주사인 SK㈜는 22일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을 6,200억원에 사들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수펙스협의회 내에 처음으로 신설된 전략위원회가 이번 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두둑한 실탄도 마련했다. 올해 M&A·지분투자 등에 총 4조9,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전략투자에 쓰인 자금(3조1,000억원)보다 50%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M&A 분야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현재 중국석유화학기업인 상하이세코 지분 50%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딜이 성사될 경우 투자액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조직 재편에서 M&A그룹을 별도 신설하고 석유개발사업본부를 미국 휴스턴으로 옮겨 영토 확장 채비도 이미 마쳤다.

SK㈜ 역시 LG와 빅딜 이후 추가 M&A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2015년 SK C&C와 합병하면서 △반도체 소재 △정보기술(IT) 서비스 △스마트보안·물류 △바이오·제약 △액화천연가스(LNG)를 5대 신성장동력으로 발표했다. 보안 및 바이오 분야에서 M&A 내지는 합작법인 설립 등이 올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가 자회사를 두기 위해서는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제상 직접 M&A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일범·이종혁기자 squiz@sedaily.com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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