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보건소 '금연 성공자' 61%가 검증 안 거쳐

본인 응답 기준 성공률 41.5%나 되지만

39%만 혈중 CO 검사 받아...英의 절반

"평가기준·방법 보완 세부 지침 마련을"

보건소 금연클리닉의 ‘6개월 금연 성공자’ 10명 중 6명은 혈중 일산화탄소(CO) 농도 측정 등 객관적인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길용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1~5월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해 금연에 들어간 흡연자의 41.5%가 ‘6개월 금연’에 성공(당사자 응답 기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18만1,270명 중 4,036명(2.2%)은 금연개시일도 정하지 못한 채 포기했다. 금연개시일을 정한 17만7,234명(금연 결심자) 중 6개월 금연에 성공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41.5%(7만3,609명)였다.


하지만 금연에 성공했다는 응답자 중 CO 농도 등을 측정해 금연 중임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사람은 38.6%에 그쳤다. 61.4%는 ‘자칭 금연 성공자’일뿐 검증을 받지 않은 셈이다. 4주 자가보고 금연자의 70%를 CO 검사로 검증하는 영국 지역금연지원서비스(Local Stop Smoking Service)의 절반 수준이다. 우리나라 금연 성공률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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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CO 또는 코티닌 측정을 통해 금연 성공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지침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금연 성공 평가기준과 방법을 보완해 업무지침에 구체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혈중 CO 농도의 경우 10ppm 이하면 비흡연자로 판단하는데 측정 오류나 관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변 검사를 통해 니코틴 반응 여부를 보는 코티닌 테스트도 담배 니코틴과 NRT 니코틴을 구분할 수 없어 금연평가지표로 쓰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른 측정방법, 관리방안 등을 안내하는 구체적인 업무지침이 없는 상태다.

254개 금연클리닉별 성과도 편차가 컸다. 상위 20% 클리닉의 금연 성공률은 62.7%로 하위 20%(20.6%)의 3배였다. CO 등 측정률은 상위 20% 클리닉이 86.1%로 하위 20%(6.6%)의 13배나 됐다. 이용자 1인당 평균 상담횟수는 상위 20%가 10.5회로 하위 20%(3.8회)의 2.8배였다.

이에 대해 김 부연구위원은 “보건소의 접근성, 도시·농촌지역 여부, 직장근로자의 비중, 주민들의 연령분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자가 보건소를 방문해야 CO 등 측정이 이뤄질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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