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LG화학 中 공략 궤도수정

한국 배터리 보조 지원 제외되며

수출용 배터리·ESS로 라인전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4,617억

기초소재부문 약진에 5년來 최대

111




중국 정부의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때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LG화학이 경영 전략 조정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내수 시장을 겨냥해 지었던 현지 배터리 생산시설을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 등으로 전환해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중국의 차별적 조치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LG화학은 26일 2016년도 경영실적을 발표한 뒤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이 올해 초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대상 목록에서 한국 배터리 탑재 차량이 모두 제외됐다”며 “한중 간 정치적 이슈 때문에 외자기업에 대한 차별적 제한조치가 지속될 리스크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국내 배터리 업체 규제가 당분간 풀리기 어렵다고 인정한 셈이다.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 2015년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해 상업생산에 돌입했으나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잇달아 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LG화학의 중국 배터리 공장 가동률은 20%에 그쳤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중국 공장에서 수출용 배터리와 ESS 등을 생산해 가동률을 50%까지 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정부 규제 등 경영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은 지난해 4·4분기 매출 5조5,117억원, 영업이익 4,6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3%, 31.2%씩 증가한 수치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6,593억원, 1조9,919억원으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관련기사



통상적 비수기인 4·4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초소재 부문의 약진이 있었다. 에틸렌·부타디엔 등 유화기초소재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급등하면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기초소재 부문은 지난해 4·4분기 전년 대비 79.5% 상승한 5,061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반면 전지 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했다.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영업적자 162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전환했고 전지 부문은 같은 기간 37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으나 전 분기(-141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줄였다.

LG화학은 또 올 시설 투자에 전년보다 39.6% 증가한 2조7,600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육성 등을 위해 자동차 전지와 기초소재 분야에 이같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호영 최고재무책임자(CFO·사장)는 “전지에 9,000억원 정도 투자되는데 중국을 포함해 유럽·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생산기지의 캐퍼(생산능력) 증설에 7,00억원 이상, 그리고 나머지는 새 모델 개발, 정보기술(IT) 프로세스 개선 등에 집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초소재는 8천억원 정도 투자되는데 상당 부분이 NCC, 폴리올레핀탄성중합체(POE), 고부가 ABS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 위한 투자가 주된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일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