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말 최신 스텔스구축함 ‘줌월트(Zumwalt)’를 한반도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자고 제안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사드 배치 논란에 이어 또다시 당장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6일 한국일보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말 우리 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줌월트를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줌월트는 ‘꿈의 전투함’이라는 별명을 가진 미군 최신예 구축함으로 해상작전헬기·무인정찰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축구장 약 2배 크기에 사거리 154km 규모 155mm 함포와 레이저포, SM-6·토마호크 등 미사일 수직 발사대 20대 등 제원을 갖췄다.
스텔스 형상을 적용해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은밀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먼 거리에서 미사일을 쏘는 이지스함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2020년 이후에는 음속의 7배로 200㎞까지 탄두를 날리는 레일건도 탑재할 계획이다.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은 물론이고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차단할 수 있는 첨단무기여서 정부 당국은 미 측의 전격적 제안을 둘러싼 진의 파악에 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전혀 언급되지 않던 최신 전략자산이라 의외였지만 상시 배치든, 순환 배치든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줌월트는 탄도미사일 방어에 주력하는 이지스함과 달리 육해공의 표적을 적극적으로 무력화하는 공격적인 무기”라 평가하며 “미 측이 기존에 보내지 않은 다른 자산을 투입하는 것도 한반도 방어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특히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 직전 이같은 제안이 들어온 사실이 알려지며 내달 키리졸브 연습을 기점으로 미 전략자산이 향후 한반도에 대거 투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줌월트가 제주기지에 배치된다면 당장 미국의 최첨단 미래형 전략자산을 코앞에서 맞닥뜨릴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주기지가 미군의 전초기지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국민감정도 반감이 커질 수 있다.
국방 당국은 “전략적으로 필요할 경우 제주기지에 미군 함정이 들어올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해리스 사령관의 발언은 구체적인 로드맵이 정해지지 않은 즉흥적 구상”이라며 한발 물러섰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