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홍보인 무덤’ 불명예 이어가는 대웅제약

상무·차장 잇달아 이탈 사원급 1명만 남아

외부수혈해도 1~2년 못버텨

대웅제약(069620)이 최근 홍보 인력들의 잇따른 이탈로 뒤숭숭하다. 예전부터 비슷한 일이 빈번해 ‘홍보인의 무덤’이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웅제약 홍보실에서 실무를 총괄하던 A차장이 동종업계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2월 보톡스 제품 경쟁사인 메디톡스로 이직한 홍보임원 B상무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다. 현재 대웅제약 홍보실에는 사원급 인력 한 명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회사의 홍보 인력 공백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직원 떠날 때마다 외부에서 새 인재를 수혈해오지만 그들 또한 1~2년을 버티지 못한 채 동종업계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반복돼왔다. 이런 상황은 홍보실뿐이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과 협의하는 일이 주 업무인 대관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제 풀에 의욕이 꺾여 회사를 옮기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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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이탈의 근본 원인은 검사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윤재승 회장의 지나치게(?) 강직한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된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홍보나 대관 분야에서는 외부 기관과 협업하기 위해 서로의 업무 문화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상호 간 소통관계를 쌓아가는 게 중요한데 윤 회장이 그런 지점을 잘 이해해주지 못해 중간에 끼인 실무자들이 힘겨워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작은 분쟁에 대해서도 법적 검토나 소송적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게 쌓이다 보면 외부 관계가 나빠져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고 아쉬워했다. “윤 회장의 완벽주의 성향이 직원들에게 너무 엄격하게 비치는 것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윤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옹호론도 있다.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나 로비 등의 문제에서 보듯 그동안 제약업계가 지나치게 ‘관계 지향적’으로 움직여왔던 것도 사실”이라며 “‘법대로’ 원칙을 모든 측면에서 꾸준히 지켜나간다면 오히려 나중에는 좋은 결과를 맺지도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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