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박세일 前의원 "치열한 고민없이 지도자 자리 탐내는 건 죄악"

'지도자의 길' 유작서 "애민정신·경청 자세 등 갖춰야"



“치열한 준비도 없이, 고민도 없이 정치 지도자로 나서는 것은 역사와 국민에 대단히 무례한 일이다. 아니 죄악이다.”

지난달 13일 향년 69세를 일기로 별세한 박세일(사진) 전 의원이 ‘지도자의 길’이라는 고언을 유작으로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자리를 탐하기에 앞서 치열한 고민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충고다. 박 전 의원은 중도보수, 개혁적 보수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해온 학자이자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병으로 향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박 전 의원은 A4 용지 17장 분량의 글에서 “대한민국에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등장하는 주된 이유의 하나는 정치 지도자와 행정 지도자들이 경세학 내지 지도자학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제대로 하지 않고 불충분한 상황에서 정치와 나라 운영의 큰 책무를 맡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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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아무나 지도자의 위치를 탐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박 전 의원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네 가지 능력과 덕목으로 △애민(愛民)과 수기(修己) △비전과 방략(方略) △구현(求賢)과 선청(善聽) △후사(後史)와 회향(回向)을 꼽았다. 애민정신과 자기수양,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비전과 정책 능력, 인재를 구하고 경청하는 자세, 차세대 인재를 육성하고 자신의 성과를 역사와 국민에게 돌리는 자세를 주문한 것이다.

그는 또 “전직 장차관이 (공직에서) 나와 자신의 정책 경험을 책이나 논문으로 정리하는 일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며 “학자 출신의 장차관들이 공직을 끝내고 학교로 돌아와 자신의 정책 경험을 글로 정리하고 반성하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썼다. 그는 이어 “그러한 현장의 지혜와 경험이 축적되고 이론적으로 정리돼야 한국적 국가경영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며 “우리의 이론 자본이 세계 발신의 수준이 될 때 우리 한반도는 오랜 변방의 역사를 끝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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