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제조업 부흥정책 모호"...트럼프 압박에도 멕시코 가는 렉스노드

"美서 생산단가 맞추기 어렵다"

캐터필러·매니투웍·누코 등도

멕시코로 공장이전 계획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멕시코로 생산기지 이전을 강행하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서도 인건비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미국에서는 생산단가를 맞출 수 없고 트럼프 대통령의 산업부흥 정책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해외 공장 설립을 밀어붙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산업용 베어링 제조업체 렉스노드가 직원 350여명인 인디애나폴리스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라인을 멕시코로 옮기는 계획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렉스노드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회사의 공장 해외이전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멕시코 공장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했지만 멕시코로 공장을 옮기면 연간 3,000만달러(약 343억원)의 생산비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해 결국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해 12월 인디애나주를 방문해 “300명이 넘는 미국 노동자를 쫓아내는 렉스노드의 멕시코 공장 이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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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많은 기업이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옮길 방침이다. WSJ에 따르면 미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일리노이주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중 일부만 멕시코에 새로 짓는 공장에 파견할 계획이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미국 잔류를 권고했지만 캐터필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부터 계획됐던 일이라며 공장 이전 추진 의사를 정부 측에 통보했다. 이외에 미국 소프트음료 업체 매니투웍이 인디애나주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설비를 멕시코로 이전했으며 철강업체 누코도 현재 멕시코 공장 신설을 고려하고 있다.


대통령의 노골적인 압박에도 기업들이 멕시코행을 고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인건비를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이다. WSJ는 해당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유지하면 멕시코보다 6배나 많은 1인당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며 이는 기업들이 부담하기 힘든 액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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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의 제조업 부흥정책에 대한 의구심도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 이유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1건이 신규 도입될 때마다 기존 규제 2건을 폐지하겠다는 ‘원 인, 투 아웃’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거시적인 산업 활성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구체적으로 미국 내 제조업체들에 어떤 혜택을 줄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문은 또 수입제품에 35%의 국경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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