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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1,400년을 지켜온 백제의 魂...'웅대한 위용' 最古 미륵사지 석탑

<8>백제문화 코스=공주·부여·익산·대전

■'세계문화유산' 古都 웅진·사비

은빛 금강변 바라보며 걷는 공산성

무령왕릉선 화려한 金관장식 관람

정림사지엔 국보 오층석탑 눈길끌어

■과학·문화벨트 도시 대전

으능정이 거리 214m 스카이로드

국립중앙과학관·엑스포 발길 잡아

금강변 공산성은 수도 웅진(공주)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됐다.금강변 공산성은 수도 웅진(공주)을 방어하기 위해 건설됐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가운데 유일하게 특정 고대국가 명칭이 들어간 곳이 있다. 바로 ‘백제문화 코스’다. 그만큼 백제문화가 주는 이미지가 여행지로서 어떤 낭만적인 것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충청남도 지역인 공주(당시는 웅진)와 부여(사비)에 백제가 근거지를 둔 것은 475년부터 660년까지 180여년간이다. 우리나라 역사상 국가로서는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이런 짧은 기간에 백제인들은 불꽃 같은 삶을 살면서 영원히 꺼지지 않을 문화를 만들어냈다. 백제가 중국 등 외래문화를 받아들이고 한반도 전통문화를 융합해 ‘부흥’과 ‘혁신’으로 재탄생한 시기가 웅진·사비시대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그리고 전라북도 익산의 백제유적은 지난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번주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의 여덟 번째인 백제문화 코스를 찾아가본다.



◇웅진시대=충청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시대부터다. 공주 석장리박물관에는 그런 유적들이 전시돼 있다. 1964년 석장리에서 구석기시대 뗀석기가 발견되면서 한반도 구석기문화가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가장 이른 유물은 5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석장리박물관을 나서면 곧바로 백제시대로 이동한다. 한성에서 밀린 백제는 475년 웅진으로 이동을 한다. 웅진시대의 개막이다. 수도를 지키기 위해 쌓은 성이 공산성이다. 성의 둘레는 2,450m로 금강을 따라 지어졌다. 진남루 앞의 넓은 터가 백제의 궁터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건물은 후대에 세운 것이다.

공주 송산리고분군 모습. 무령왕릉이 발견되면서 백제사가 재조명됐다.공주 송산리고분군 모습. 무령왕릉이 발견되면서 백제사가 재조명됐다.


백제시대의 유적은 송산리고분군이 대표적이다. 왕과 왕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원래 20여기가 있었다고 하고 현재는 7기만 복원이 됐다. 아쉽게도 대부분 도굴을 당했다. 유일하게 도굴을 피하고 최근에 발견된 것이 무령왕릉이다. 무덤 안에서 지석이 발견돼 무덤의 주인공과 축조연대를 알 수 있게 해줬다. 1971년 금제 관장식 등 4,600점의 유물이 쏟아져나와 백제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무령왕릉의 유물은 대부분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서동왕자(무왕)와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가 살아 있는 부여 궁남지.서동왕자(무왕)와 선화공주의 러브스토리가 살아 있는 부여 궁남지.


◇사비시대=백제는 538년 사비로 수도를 옮긴다. 그리고 660년에 멸망할 때까지 122년 동안 수도를 유지했다. 부여에서 가장 유명한 백제시대 유적은 궁남지다. 신라 선화공주와의 러브스토리로 유명한 무왕 시기인 634년에 처음 조성됐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최초의 인공연못이다. 경주의 월지가 신라의 당당함을 보여준다면 궁남지는 백제의 단아함을 상징한다. 궁궐의 남쪽에 있다고 궁남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다소 밋밋하기는 하다. 수양버들이 하늘거리는 주변을 따라 산책하기 좋다. 연못 중심의 작은 산에는 정자가 있고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함께 한 폭의 한국화를 보는 듯하다.

부여에서 가장 중요한 절은 정림사다. 현재는 빈터만 남아 있다. 남아 있는 것은 정림사지 오층석탑과 석조여래좌상이다. 특히 오층석탑은 국보(제9호)이자 부여를 소개할 때 항상 제일 먼저 제시되는 유물이다. 석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유물로 정림사가 적어도 고려 때까지는 유지됐음을 보여준다.


공주에 송산리고분군이 있다면 부여에는 능산리고분군이 있다. 능산리에는 총 7기의 고분이 있는데 대부분 도굴돼 백제 왕실의 무덤으로만 추정된다. 중요한 것은 금동대향로(국보 287호)다. 1993년 능산리고분군의 한 진흙 수로에서 우연히 발견됐는데 이를 계기로 우리 고대 공예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중요한 물건이었다. 금동대향로는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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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는 639년에 조성됐다. 서탑은 일부가 남아 있지만 동탑은 없어졌다. 아래쪽에 서탑이 수리를 위해 펼쳐져 있다. 멀리 동탑 모형이 과거의 위용을 웅변한다.익산 미륵사는 639년에 조성됐다. 서탑은 일부가 남아 있지만 동탑은 없어졌다. 아래쪽에 서탑이 수리를 위해 펼쳐져 있다. 멀리 동탑 모형이 과거의 위용을 웅변한다.


백제의 입장에서 익산은 수도만큼 중요한 지역으로 간주됐다. 대표적인 유적이 미륵사다. 똑같은 모양의 석탑이 두 개 있었는데 현재 서탑만 일부 남아 있다. 원래 24m, 9층탑으로 추정되는데 상당히 무너지고 현재 일부인 14m, 6층까지만 있다. 대신 동탑을 복원해 옆에 세워놓아 대략적인 모양을 알 수 있다. 탑지를 통해 확인된 바로는 무왕 시기인 639년에 세워졌으니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석탑이다. 그나마 서탑은 일제강점기 때 수리를 핑계로 콘크리트를 덕지덕지 발라놓았는데 최근 재보수에 들어가면서 실물을 볼 수는 없다.

◇새로운 ‘대전시대’=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북도 익산이 백제문화를 대표한다면 대전광역시는 현대를 상징한다. 현대에 들어와 건설된 대전은 과학과 예술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새로운 무대를 만들었다.

서구에 있는 대전문화예술단지가 대표적인 관광지다. 대전예술의전당·시립미술관·이응노미술관으로 이어지는 문화벨트 지역으로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화랑·공연장·전시장·골동품점 등 문화예술 관련 업종 150여 업소가 성업 중이다. 2013년 개장한 스카이로드라는 길이 214m의 아케이드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시설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는다.

국립중앙과학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다.국립중앙과학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은 아이들이 있는 가족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다.


1993년 이 지역에서 엑스포가 열린 것을 계기로 대전은 ‘대한민국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지금도 각종 연구기관들이 집중해 있기도 하다. 이것의 결정판은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이다. 대한민국 대표 과학관이 대전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이 도시의 위상을 보여준다.

대전의 자연도 아름답다. 서구에 있는 장태산자연휴양림은 해발 306m의 장태산 기슭에 조성됐는데 1991년 조성된 최초의 사유림이자 민간 자연휴양림이다. 고유수종인 밤나무·잣나무·은행나무 등과 함께 미국에서 들여온 메타세쿼이아, 독일 가문비나무 등이 아기자기하게 배합돼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온천인 유성온천도 이곳에 있다. 조선의 태조와 태종이 이곳에서 온천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봐서 역사가 오래됐다. 1970년대 이후 지금과 같은 형태로 개발됐으며 현재는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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