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1~2개 중장기·단기상품 출시 후 시장 반응 따라 추가 상장 추진"

■채권형 액티브 ETF 내달 첫 출시...자산운용사 전략은

삼성·미래에셋운용 등 5사

장단기 상품 차별화에 주력

"투자자에 어필할 자신없어

소수 상품만 상장" 분석도



국내 5개 대형 자산운용사가 다음달 상장을 앞둔 ‘채권형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의 전략 차별화에 힘쓰고 있다. 기존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재량에 따라 성과 차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 상품을 운용할지가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기존 국내 채권형 ETF를 외면하고 있는 만큼 채권형 액티브 ETF가 흥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장 초반에 관심을 이끌어내야 한다. 운용사는 우선 1~2개 종목을 상장하고 시장 반응에 따라 추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채권형 액티브 ETF를 4월 말까지 상장한다. 이달 중 채권형 액티브 ETF 상장과 관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법제처의 심의를 통과하는 대로 거래소 규정 개정에 나서고 운용사로부터 제안서 등을 받을 예정이다.


거래소가 일정을 구체화하면서 상장을 준비하는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한화 등 국내 5개 대형 자산운용사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4년 내외로 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듀레이션)이 긴 상품을 한 개 상장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큰손 계열사가 있는 만큼 개인보다는 기관이 선호하는 중장기 상품이 낫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장은 “여러 개의 벤치마크를 만들기보다는 시장을 대표하는 벤치마크와 이를 추적하는 ETF를 잘 만들어 채권시장의 코덱스(KODEX) 200처럼 대표 상품을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듀레이션이 6개월~1년인 단기 상품과 중장기 상품 두 개를 각각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단기 채권형 액티브 ETF는 개인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고, 중장기 상품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의 시딩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기존 패시브 ETF와 달리 운용에 유연성이 있는 만큼 지금 상장된 채권 ETF보다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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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운용도 듀레이션별로 2~3개의 상품을 상장할 계획이다. 단기는 개인을, 중장기는 기관을 타깃으로 다양한 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이라는 대형투자자로부터의 적극적인 시딩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우선 한 개를 상장하기로 했다. 오랫동안 대형 국내 채권형 공모펀드를 운용해온 경험을 이번 채권형 액티브 ETF에서 살린다는 방침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단기국공채’의 설정액(2월27일 기준)은 1조5,107억원으로 국내 채권형 펀드 중 가장 많다. 역시 한 개 상품을 상장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팀이 아닌 채권운용본부에서 운용을 전담해 수익률에서 성과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운용사들이 한두 개 상품만 상장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채권형 액티브 ETF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에서 액티브 ETF를 운용한 전력이 없는 만큼 투자자의 신뢰를 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사실상 자금이 잠시 거쳐 가는 머니마켓펀드(MMF) 외에 제대로 된 공모형 채권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채권형 액티브 ETF에 얼마나 큰 관심을 가질지도 의문이다. 특히 상품별 기초지수와의 복제율이 0.7을 유지해야 하는 등 완전한 액티브 상품이라고도 볼 수 없어 기존 채권형 ETF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기존의 채권형 패시브 ETF도 충분한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액티브 ETF가 얼마나 투자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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