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사드보복'에.. 한국게임마저 中에서 힘빠지나

엔씨, 넥슨, 스마일게이트 등 중국에서 승승장구 중이지만 불똥 우려

게임 허가권인 '판호' 통해 신규 한국 게임 허가 내주지 않을 가능성도 높아

20조 넘는 중국 시장 문턱 높아질 경우 한국 업체 타격 상당할 듯

크로스파이어 중국 포스터.크로스파이어 중국 포스터.




던전앤파이터 중국 포스터.던전앤파이터 중국 포스터.


블레이드앤소울 중국 포스터.블레이드앤소울 중국 포스터.


“지금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현재 분위기만 놓고서는 어떤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이 어떤 방향으로 번질 까 노심초사 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게임 대부분은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껏 영향이 없었지만 최근 중국의 대응 수위가 급격히 높아진 탓에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에 새로 진출하려는 업체들은 아예 현지에 발도 들여 놓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5일 중국 온라인 결제 사이트 시노캐시(sioncash)가 집계한 중국 현지 PC게임 인기 순위를 살펴보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게임은 중국 내에서도 ‘국민게임’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엔씨소프트(036570) 또한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 등을 중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문제는 중국의 사드보복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져 이들 게임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사람들도 크로스파이어나 던전앤파이터가 한국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라는 ‘우산’을 믿고 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이와 관련한 우려가 있지만 사업권한을 중국 업체에 다 넘겨줬기 때문에 딱히 손 쓸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부서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향후 한국 신규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 자체가 막힐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 게임을 유통 하려면 ‘판호(版號)’라는 허가권을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으로부터 받아야 한다. 판호를 받으려면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중국 내 출판 자격을 취득한 8명 이상의 업무 관리 인력을 갖춰야 하는 등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외국사가 중국에 게임을 유통하려면 현지 업체와의 제휴가 필수다. 기존에는 온라인 게임만 판호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해 7월부터는 모바일 게임도 판호를 받아야 해 문턱이 훨씬 높아졌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총 228개의 외산 게임이 판호를 발급 받았는데 이중 한국산 게임은 전체의 5.7% 수준이 13개 그쳤다.


중국 시장을 놓칠 경우 한국 게임 업체가 입는 타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뉴주(Nwezoo)에 따르면 중국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44억 달러로 미국(236억달러)을 제치고 전 세계 1위로 올라섰으며 한국(40억달러) 보다 6배 이상 크다. 모바일 게임 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판호 등으로 중국 시장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최근 사드문제는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중국 모바일 게임 퍼블리셔의 지위가 더욱 높아져 혹시나 게임을 서비스한다고 해도 계약 조건이 상당히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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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이 판호 문제와 관련해 굉장히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국내 게임업체의 중국 진출이 길게는 몇 년 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의 대응 수위가 5단계가 최고라면 현재는 4단계 수준이라는 점에서 텐센트와 같은 중국 대형 게임업체 또한 한국 게임 유통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진출한 국내 주요 게임 현황

업체 게임
넥슨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
엔씨소프트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넷마블 모두의 마블, 레이븐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단위:억 달러)

나라 규모
중국 244
미국 236
일본 124
한국 40
전세계 996


자료:뉴쥬(2016년 기준)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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