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대통령 탄핵]“그러나” 한마디에 희비 교차…반전의 21분

세월호 위반 등 초반 기각 분위기 우세했지만

최순실 국정개입 부문서 반전

탄핵 선고하며 대장정 마무리

21분에 불과했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현장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역사적 판결이라는 부담 때문인지 10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의 공기는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선고가 시작되기 30분 전쯤 입장한 권성동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은 먼저 도착한 대통령 측 대리인들과 악수를 나눈 뒤 자리에 앉았다. 권 위원장의 표정에서는 물론 심판정에 참석한 방청객들의 표정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오전11시 마침내 “지금부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말과 동시에 역사적 판결이 시작됐다. 국회 측과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물론 800대1의 경쟁을 뚫고 참석한 방청객들 역시 이 권한대행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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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권한대행은 우선 공무원 임면권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세월호 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이 권한대행은 사실 내용을 설명한 후 내용별로 세 번에 걸쳐 “그러나”라는 말을 썼다. 그 이후 해당 사실관계가 탄핵 사유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졌다. 국회 측은 고개를 숙였고 대통령 측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통령 측 일부는 살짝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사실관계인 최순실 국정 개입 허용과 권한남용 부문에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이 권한대행이 사실관계를 설명하자 방청객은 다시 긴장했다. 이 건마저 “그러나”가 나온다면 탄핵이 기각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권한대행은 이 대목에서만은 “그러나”를 꺼내지 않았다.

결정적 한 방. 대통령 측은 고개를 떨구고 빠르게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국회 측은 모두 일어나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은 채 조용히 침묵을 이어갔다. 권 위원장은 잠시 후 대통령 측 대리인단 이동흡 변호사, 이중환 변호사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권 위원장은 선고 직후 “우리 모두가 승리자이고 패배자”라는 말을 남겼다. 92일간 이어져온 역사적인 대통령 탄핵 심판의 대장정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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