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대열 황금손 회장불황이 장기화되고 자영업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투자비와 유통단계를 대폭 축소한 ‘무점포 창업’이 최근 각광받고 있다. 무점포 창업은 창업자 한 명 한 명이 일종의 대리점 역할을 하며 본사와 소비자·거래처 사이의 중간상인이 되는 시스템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창업자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큰 초보 창업자들에게 특히 관심을 받는다는 후문이다. 특별한 기술이나 경력이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황금손’은 지난해부터 미얀마에서 들여온 해죽순을 원료로 제조한 먹거리 상품을 독점 판매하는 대표적 무점포 창업 프랜차이즈다. 보증금 50만원, 운영비 50만원 등 총 100만원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해 창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취급 상품은 해죽순쌀을 비롯해 누룽지, 김스낵, 해죽순콩고기, 즉석밥, 해죽순쌀국수, 해죽순국수, 해죽순환, 해죽순분말, 해죽순나물, 해죽순차 등이다. 특히 해죽순콩고기는 불고기용, 찌개용, 찜용, 김밥용, 동그랑땡, 탕수육용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일반 소비자와 식당에서 주문이 쇄도한다는 후문이다. 해죽순은 미얀마 청정 갯벌에서 자라는 일종의 야자수로 항산화 성분이 6년근 홍삼의 43배, 생마늘의 78배, 블루베리의 22배나 들어 있어 새로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황금손은 입소문이 퍼지면서 올 들어서만 벌써 30여 명의 무점포 창업자를 배출했다. 1·2·3단계 등 무한 하위 판매원들을 생성하는 다단계 사업과 달리 본사에서 공급하는 상품을 대리점 창업자만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에 ‘독단계 사업’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황금손이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은 본사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창업자의 수익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 유통단계를 줄였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은 평균 30% 낮은 것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실내 환경관리 서비스도 무점포 창업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내 공간에 피톤치드, 천연 아로마향 등 친환경 기능성 제품을 이용해 실내 공기 중 부유 세균이나 냄새를 제거하고, 장소·계절·매장에 맞는 실내환경 개선 서비스를 하는 사업, 청소대행업 등이 이에 해당된다. 특히 ‘메이모 배관세척’은 ‘자화육각수기’라는 특허기술로 배관에 녹이나 스케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창업이다. 물품 구입 비용 990만원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다.
대학별 입시전형이 다양화되고 학원가 불황까지 겹치면서 맞춤교육이 가능한 공부방도 뜨고 있다. 재취업에 나서는 고학력 40대 여성층과 교육 경력이 있는 여성들이 시간 조절이 비교적 자유로운 업종을 찾으면서 공부방 창업이 부각되는 것이다. 영어·수학·논술뿐 아니라 최근에는 중국어 공부방 프랜차이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결혼을 검소하게 하려는 ‘스몰웨딩’이 부각되면서 맞춤 정장 전문점도 각광받는다. 맞춤 정장 전문점은 초보자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창업할 수 있고 재택 근무도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무점포 창업은 자본이 많이 안 들고 신축 운영이 가능한 만큼 불황기 창업시장의 생존 대안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자금의 열세를 개인의 성실성과 영업력, 아이디어로 메워야 한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적극적으로 발품을 팔아 홍보하고 철저한 서비스로 재구매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창업 초기부터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검증된 아이템을 선택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고, 폭넓은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는 대중적인 아이템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며 “혼자 운영하다 보면 자칫 나태해질 수 있으므로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