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방법론적으로 접근한다면 금리 인상기 부동산 투자전략 가운데 경매를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잘 활용하면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경매 물건의 절대적인 숫자는 감소하는 수치다. 금리가 낮다 보니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기준 역대 최저인 0.21%를 기록할 정도여서 경매시장에 나오는 물건이 줄어든 것이다. 다만 금리가 인상될 경우, 내년 이후부터 물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매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은 미리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건수는 8,942건으로, 경매 통계가 작성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최소 수치를 기록했다. 낙찰건수도 3,728건으로 지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4,000건을 밑돌았다. 낙찰률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의 경우 각각 41.7%, 72.1%를 나타내 2월 들어 소폭 반등했다. 진행건수는 줄었지만 경매 응찰자는 전월 수준을 보여 평균 응찰자수는 4.1명으로 다소 늘었다.
향후 경매를 할 때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분야는 ‘토지’쪽이다. 낙찰가율을 봤을 때 주거시설이나 업무상업시설 등은 지난해 전고점을 넘어섰지만, 토지 분야는 아직 전고점 보다 많이 낮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거시설의 지난해 낙찰가율은 87.2%로 2007년 기록한 전고점 85.1%를 뛰어넘었고, 업무상업시설도 지난해 64.6%를 나타내 2002년의 전고점 63.7%를 웃돌았다. 반면 토지의 지난해 낙찰가율은 68.5%로 2007년의 84.9%에 비해 16.4%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토지 경매시장은 전고점을 넘어서지 못한 만큼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토지 경매에 대한 관심이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전북 진안군 동향면 능금리 소재 임야 1만1,901㎡에 대해 진행된 경매에는 무려 60명의 응찰자가 몰려 최다 응찰물건에 올랐다. 낙찰가도 8,260만원으로 감정가(1,547만원)의 553.9%에 달했다. 구량천이 바로 인접해 있고 단일 필지로 이뤄져 있어 향후 개발 등을 목적으로 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역은 지난 1월에도 154명이 몰려 최다 응찰자 물건을 배출한 바 있다.
2월 전국에서 최고가에 낙찰된 물건도 토지였다.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월문리 일대 임야 및 전·답 등 56개 필지 34만2,624㎡가 일괄 경매로 세 번의 유찰 끝에 네 번째 경매에서 4명이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의 46.1%인 197억2,222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경매에서 유일하게 100억원을 넘긴 물건이었다.
토지 경매의 경우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가 난다. 2월 전국 토지 낙찰가율은 67.6%로 전월 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물건이 가장 많은 지방도 지역 낙찰가율이 6.7%포인트 내린 영향이 컸다. 광주의 낙찰가율이 180.3%로 전국 1위를 기록했고 전북(113.5%) 등 전라권이 강세였다. 반면 충남(63.5%), 대전(64.4%), 충북(69.1%) 등 충청권은 낙찰가율이 평균에도 못 미쳤다.
경매를 통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투자자들의 아파트 등 주거시설 경매 참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응찰자수 상위 10건을 살펴보면 임야와 대지 2건을 제외한 8건이 다세대 및 아파트였다. 인천 계양구 작전동 삼우그린빌라(40㎡)에 50명이 몰렸고 인천 연수구 연수동 연수풍림1차 아파트(69.7㎡)와 서울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64.5㎡)에도 50명이 응찰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