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집토끼·산토끼 모두 외면한 맥 빠진 한국당 경선

인명진 "못한다, 잘한다 채찍질 해달라", 독려 호소

책임당원 투표율 18.7% 역대 최저 수준

경선 룰 결정부터 현장토론회 잇단 파열음

후보들 준비 부족과 막말 논란도 비판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준표(왼쪽부터) 경남도지사,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의원./연합뉴스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후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준표(왼쪽부터) 경남도지사,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의원./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이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지층까지 외면하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홍준표·김진태 후보 간 양강 구도를 만들었지만 준비 부족과 잦은 논란으로 비판의 대상만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못하면 못한다, 잘하면 잘한다는 당원과 국민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당과 후보들에게 채찍질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실상 경선이 흥행 실패로 굳어진 데 대한 우려를 표하며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책임당원 투표율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집토끼들한테도 외면받았다. 한국당은 지난 26일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책임당원 전국 동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선거인수 18만1,480명 가운데 3만3,397명이 투표해 18.7%의 투표율에 그쳤다. 이는 2012년 대선 경선 투표율(41.2%)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 분당 사태로 침체에 빠진 한국당은 대선 경선 출발 때부터 잇따라 파열음을 냈다. 경선 룰 결정 당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를 의식한 특혜 조항과 선거비용 논란으로 후보들이 반발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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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의 소동으로 현장토론회는 아수라장이 되면서 경선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급기야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에서마저 TV토론회로 대체하기로 했다. 흩어진 지지층들을 결집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후보들이 이렇다 할 비전 제시를 하지 못하는 점도 흥행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국가 개조를 위한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반(反)문재인·친박 정서’에만 매달린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

또 짧은 기간 반복해 이뤄지는 TV토론회 탓에 후보들의 준비 부족이 두드러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날 SBS 주관으로 진행된 TV토론회도 앞서 진행된 토론회 내용과 비슷했다. 홍준표·김진태 후보가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로 설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대안 제시는 뺀 채 ‘좌파 논쟁’으로 말싸움을 벌이다 끝이 났다.

/류호·우영탁·빈난새기자 rho@sedaily.com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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