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거품 빠진 '슐츠 효과'...건재함 과시한 메르켈

獨 총선 전초전서 승리

기민당 지지율 40.7%

29% 그친 사민당에 압승

메르켈 4선 연임 '청신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장크트 벤델=AFP연합뉴스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장크트 벤델=AFP연합뉴스




기독민주당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자를란트 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총선 승리가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자르브뤼켄=AFP연합뉴스기독민주당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자를란트 주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총선 승리가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자르브뤼켄=AFP연합뉴스



오는 9월 독일 연방의회선거를 앞두고 시행된 자를란트 주(州)의회선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이 마르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대표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을 누르고 승리했다. ‘9월 표심’의 시험대로 여겨진 이번 선거전 승리로 메르켈 총리의 4선 연임에 청신호가 켜진 반면 슐츠 대표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자를란트 주의회선거의 잠정개표 집계 결과 기민당은 40.7%의 지지율로 29.6%에 그친 사민당을 크게 앞섰다. 프랑스 국경에 접한 자를란트 주는 9월 총선 전 세 차례 예정된 독일 주의회선거 중 스타트로 향후 유권자들의 표심을 예측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겨져 왔다. 선거 결과 지지율 하락세였던 기민당은 지난 2012년 선거(35.2%) 때보다 5%포인트 이상 상승한 지지율을 얻었다. 반면 사민당은 지난 선거의 득표율 30.6%에 못 미치는 29.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최근 여론조사와 확연히 다른 것이다. 선거 직전인 이달 22일과 23일 시행된 여론조사에서 사민당은 32~33%의 지지율로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27~35%)과 박빙 승부가 예상됐다. 사민당 지지율은 슐츠 대표가 총리 후보로 등장하기 전인 지난 1월 하순까지만 해도 24~26%에 그쳤으나 ‘슐츠 효과’가 더해지며 10%포인트가량 반등했다. 슐츠 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긴축정책에 피로감을 느끼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실업수당 및 은퇴연금 인상, 노동자 기업참여 권한 강화 등을 앞세우며 차세대 총리 후보로 급부상했다.

관련기사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슐츠 효과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면서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에 한층 더 다가서게 됐고 슐츠 대표는 정권탈환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민당이 연방정부 구성에 참여시키려 했던 좌파당의 득표율도 12.9%로 지난 선거(16.9%)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녹색당 역시 의석 배분 최소 득표율인 5%를 얻지 못했다. 그동안 독일 정치전문가와 언론은 녹색당이 의석배분 최소 득표율인 5%를 넘어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사민당이 좌파당 외에 녹색당과도 함께하는 ‘적적녹’ 좌파 연정을 이룰 수 있다고 관측해왔다. 페터 타우버 기민당 총서기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은 안정과 책임을 택했다”면서 “또 적적녹 연정에 대해서도 명백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물론 기민당의 완승을 점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를란트 주 유권자 수가 80만명에 불과한데다 이번 선거에서 최고 후보로 나선 기민당 소속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현 주(州) 총리의 인기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첫 주의회선거가 기민당의 압승으로 끝나면서 △5월7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인구 290만명) △5월14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1,800만명) 등 나머지 두 차례 지방선거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한편 극우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은 자를란트 주의회선거에서 6.2%를 득표하면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AfD는 독일 16개 주의회 중 11곳에서 의석을 차지하며 9월 총선에서의 연방의회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박홍용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