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인 유학생의 수필, 日 문단 홀리다

도쿄대 석사과정 이정선씨

최고 권위 '제7회 고토노하 대상'서

대학생 부문 최우수상

한국인 최초 수상으로 화제

父 암투병서 느낀 생명력의 힘

출품작 '낙지를 곱씹으며'에 녹여

심사위원 "고도의 사고력" 극찬

日 최고권위 수필경연대회서 최우수상 받은 이정선씨./연합뉴스日 최고권위 수필경연대회서 최우수상 받은 이정선씨./연합뉴스


일본 유학생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일본 최고 권위의 수필경연대회인 ‘제7회 고토노하(고풍스러운 일본어) 대상’에서 대학생 부문 최우수상 수상의 영예를 안아 화제다.

일본 도쿄대 대학원에서 문화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정선(37·사진)씨가 주인공이다. 심사위원을 맡은 주오대 교수는 수상작 ‘낙지를 곱씹으며’에 대해 “고도의 사고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람은 평생 잊지 못할 감각의 기억을 엮어가며 삶을 영위한다. 그 단편적인 경험의 한 가닥의 실은 때로는 견고한 직물처럼 연결되어 지금 이곳의 나를 지탱하는 원천이 된다. 나에게 그러한 살아가는 힘이란,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은 ‘생’의 산물이다”로 시작하는 그의 작품에는 이씨의 개인사가 그대로 담겨 있다. 12년 전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국전력이라는 안정된 회사에 취직한 그는 일본에 유학해 학문을 추구하려는 열망을 가슴 한편에 줄곧 품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협심증과 암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는 상황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암 투병에서 서서히 회복하자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2015년 문부과학성 장학생 가운데 최고령자로 뽑혀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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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낙지 볶음이라는 생소한 소재가 일본에서도 공감을 얻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낙지 볶음이 생소한 일본에서 이를 주제로 한 수필이 통용됐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무엇보다 언어를 초월한 보편적인 생명력의 힘이 일본인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 듯하다. 3년 전 봄, 질긴 낙지에 응축된 아버지의 생명력과 소생의 힘에서 받은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일본 고토노하협회가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이 경연대회는 문부과학성·교토시,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이 후원한다. 일본 전역의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해외, 일반인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치러지며 각 부문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준다. 올해는 총 1만4,587건이 응모했고 시상식은 25일 교토 국제회관에서 가도가와 다이사쿠 교토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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