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저평가 여전"...자금 몰리는 신흥시장

美 보호무역주의 공약 차질 등

트럼프 리스크 파장 크지 않아

MSCI 이머징마켓지수 5년래 최대

1분기 국채판매 48%↑ 696억弗



글로벌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흥시장이 선진국보다 여전히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 공약 이행에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등 ‘트럼프 리스크’의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점도 글로벌 투자가들이 신흥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신흥국 주가지수를 반영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는 연초 대비 11.14% 오른 958.37로 마감했다. 이 같은 상승률은 지난 2012년 1·4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선진국 증시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월드인덱스가 같은 기간 6.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신흥시장의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은 1·4분기 신흥국 국채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96억달러(약 77조8,500억원) 규모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단일 분기 기록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같은 기간 신흥국 회사채 투자도 전년 대비 135% 급증한 1,050억달러 어치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제금융협회(IIF)의 집계를 인용, 3월 한 달 동안 신흥시장으로 유입된 글로벌 자금이 300억달러에 달해 월간 기준으로 2015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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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신흥시장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라는 점을 들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UBS웰스매니지먼트는 신흥국 주식은 선진국 주식보다 26% 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17%)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앞으로 추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공약 이행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글로벌 무역 퇴조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점도 신흥시장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국경세 인상안이 공화당 내부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트럼프 리스크가 세계 무역에 미칠 영향이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미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신흥국의 수출 규모는 오히려 4.2% 늘었다.

다만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이어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경우 달러 강세를 초래해 신흥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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