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아동 식생활 교육, 건강·농산물 소비 '일석이조'

박섭 농협 인재개발원 창녕교육원 교수

박섭 농협 인재개발원 창녕교육원 교수박섭 농협 인재개발원 창녕교육원 교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비만을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규정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다양한 식생활 개선교육 움직임도 활발하다. 어린이 식습관 개선이 비만을 방지하고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식생활 개선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이미 미국에서는 농무부(USDA)를 중심으로 ‘학교 신선과일 채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 비만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과 지역농업 활성화를 위해 연방예산을 배정해 학기 중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선과일과 채소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영국도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생활 개선을 핵심으로 한 ‘푸드 듀디스’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시작된 이 교육 프로그램은 학교 교육과정에서부터 식생활 개선을 추진하자는 것이 특징이다. 특이한 점은 과일과 채소의 섭취에 대해 어린이들의 흥미를 유도할 수 있는 인기 캐릭터 주인공이 등장하는 만화 DVD를 통해 단계별로 일상생활에 정착시키는 것이다. 1단계는 야채·과일을 먹는 만화 속 주인공들의 행동을 따라 하게 하는 단계다. 2단계에서는 프로그램에 따라 야채와 과일 섭취시 보상 점수를 주고 ‘몸짱 인증서’를 수여한다. 3단계에서는 과일과 채소를 얼마나 먹었는지 스스로 평가하게 하고 지속적인 식생활 개선이 이뤄지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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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는 국가 차원의 건강한 식생활교육의 일환으로 ‘학교 과일 계획’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학교에서 오전에 3시간 수업 후 15분의 휴식시간 동안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간식으로 무상 제공함은 물론 학교 텃밭과 지역특산물에 대한 교육을 병행함으로써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도 유도하고 있다. 독일과 덴마크 등에서도 4~8주 동안 지역 특산과일 수확기에 과일과 채소를 공급하면서 농장 체험 및 학부모교육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들의 식생활교육은 건전하고 건강한 식문화 조성으로 농산물 소비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하다. 또 식생활교육이 보조정책이 아닌 정규 교육과정과 일상생활에서 이뤄지는 적극적인 식생활교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식감이나 맛에 대한 기호가 결정되는 어린 시기의 올바른 식교육과 식습관 정립은 성인건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농식품의 소비기반을 확충해준다. 농업·농촌의 미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식생활교육의 저변 확대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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