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전방위 외교특사' 쿠슈너

美·中 정상회담 장소 선정부터

공동선언문 초안 작성까지 맡아

정부 대표 자격 이라크도 방문

"비선이 외교 좌지우지" 우려 커

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AP연합뉴스재러드 쿠슈너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 정부의 ‘전방위 외교특사’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쿠슈너 고문은 오는 6~7일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부의 의견을 전달하는 ‘막후 채널’ 역할을 맡은 데 이어 중동 핵심국가 중 하나인 이라크를 사실상 정부 대표 자격으로 방문하는 등 외교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쿠슈너 고문과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가 이번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이끌어냈다며 이들이 회담장소 선정부터 공동선언문 초안 작성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의견을 공유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추이 대사는 회담과 관련한 요청 사안을 미 국무부에 직접 알리지 않고 쿠슈너 고문을 통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쿠슈너 고문이 대중 외교에서 핵심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 데도 쿠슈너 고문의 영향력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실제로 양국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진 지난 2월 추이 대사는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춘제 행사에 쿠슈너 고문과 그의 아내 이방카 트럼프를 초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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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슈너 고문의 영향력은 북한과 중동에도 미치고 있다. 그는 2일 조지프 던포드 미 합참의장 초청으로 이라크 방문길에 동행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이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특사 역할을 맡았음을 시사했다. 이 밖에도 쿠슈너 고문은 지난달 대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국가안보회의(NSC) 장관급회의에 배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국가 외교가 공식 채널인 국무부가 아닌 ‘비선’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틸러슨 국무장관이 ‘무늬만 장관’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국무부는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주기적으로 식사를 함께하며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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