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대선판 확정...서경펠로가 본 판도] "한국당·바른정당 단일화 힘들듯...중도보수층 일부 安지지로"

보수후보들 지지율 낮아 단일화 논의 별다른 의미 없어

安 보수층 흡수 땐 다자구도 속 사실상 양자대결로 갈 것

혹독한 검증·샤이보수층 적극 나설 땐 文 대세론 위협도



서울경제신문이 ‘서경 펠로(Fellow)’로 위촉한 정치 분야의 자문위원들은 이제 35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대선 정국에서 지지율 선두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항하는 비문재인 진영의 후보 단일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19대 대선의 본선 대진표는 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다자구도로 짜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비문 단일화의 실패로 다자구도가 되더라도 대선 판도는 사실상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양자대결로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문 정서를 지닌 중도보수 성향의 부동층과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지지층 가운데 일부가 안 전 대표 지지로 돌아설 경우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①비문 단일화는 풀기 어려운 난제=자문위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후보 단일화를 포함한 비문 연대 가능성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먼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일화를 통해 대선 승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의 지지율만 놓고 보면 양당 후보 모두 단일화가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지율 상승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보수 진영의 단일화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바른정당이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친박 청산도 걸림돌이다. 이상일 전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당이 바른정당과 손잡기 위해서는 친박 청산이 전제돼야 하는데 대선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경남지사 입장에서는 친박 성향의 유권자들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일화 명분도 부족한데다 양당 후보의 감정싸움도 격해지면서 보수 단일화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제3지대’의 비문 단일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뿌리가 같은 정당이 합치는 것도 어려운데 지역적 기반과 이념이 다른 정치세력 간의 연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더욱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강력한 카리스마를 갖춘 지도자가 부재한 상황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후보들을 하나로 아우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가파른 상승세로 문 전 대표를 추격하는 안 전 대표와 3위권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비문 단일화의 현실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②본선은 사실상 ‘文 對 安’ 양자대결로=이처럼 비문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면 결국 본선은 다자구도의 시나리오가 유력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자문위원들은 이번 대선이 사실상 ‘문재인 대 안철수’의 양자대결로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예상외로 대선 막판 박빙의 승부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철 교수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문 전 대표로 확정되면 안희정·이재명 지지자들 가운데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안 전 대표로 쏠릴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표면적으로는 5자 구도라도 사실상 양자대결로 흐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신율 교수도 “안 전 대표가 ‘마의 지지율 20% 벽’을 돌파하면서 보수층의 박근혜 전 대통령 동정표까지 흡수할 경우 5자 구도에서도 박빙의 승부가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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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동욱 교수는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이른바 ‘전략적 투표’를 하는 호남 유권자와 달리 보수층 텃밭인 영남과 충청·강원지역 유권자들이 과연 안 전 대표에게 표를 몰아줄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③불안한 문재인 대세론, 변수는 검증과 구도=올해 대선 판도를 이끌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보였다. 이제부터 본격화될 후보 검증과 비문 연대 등 구도 변화에 따라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수찬 전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직까지는 문 전 대표가 앞서 있는 상황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비호감도 역시 높은 만큼 대세론을 끝까지 유지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일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지도부와 문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등 연일 안 전 대표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대세론이 위협 받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욱 교수는 문재인 대세론을 뒤흔들 변수로 후보 검증과 구도 변화를 꼽았다. 그는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문재인 후보 개인은 물론 아들과 가족·측근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시작될 것”이라며 “아울러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하지 않던 ‘샤이 보수층’도 이제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대선 판도도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세론은 부동층의 표를 모을 수 있는 반면 자칫 대선이 끝나기도 전에 캠프가 대세론에 취해 과오를 범하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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