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위해선 개방형 혁신이 정답”

유홍기 한국애브비 대표이사 서면 인터뷰

"국내 제약사들에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더욱 중요해"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 신약 가치 인정 안 해주는 약가 정책은 아쉬워"



“세계 제약산업이 연구개발(R&D)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취한 핵심 전략이 바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입니다. 애브비 역시 기업 외부의 아이디어와 연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혁신적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홍기(사진) 한국애브비 대표이사는 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개방형 혁신’의 장점에 대해 거듭 말했다. 유 대표는 “개방형 혁신은 제약계의 글로벌 트렌드”라며 “특히 단독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국내 제약사로서는 상용화 경험이 많은 글로벌 기업의 노하우 등을 배우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애브비는 외부 협력기관과 단체가 전임상 연구 등을 진행할 수 있도록 후보 물질 등을 제공해주는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브비의 개방형 혁신에 대한 노력은 동아에스티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애브비의 자회사인 애브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연말 동아에스티가 개발하던 면역항암물질(MerTK 저해제)을 5억 2,500만 달러(마일스톤 포함)에 독점 라이선스 계약했다. 특히 이 계약은 임상은 커녕 전임상(동물실험)도 거치지 않은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애브비 입장에서는 오로지 가능성만을 보고 거액을 약속한 것이다. 유 대표는 “애브비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유형의 고형암 치료제들과 ‘MerTK 저해제’의 병용 요법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MerTK 메커니즘의 추가는 애브비의 면역-종양 치료제 연구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애브비는 1888년 창립한 애보트가 두 개의 기업으로 분사하며 2013년 창립된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이다. 전 세계 약 3만 명의 직원들과 21개 연구개발·제조시설을 두고 170여 개 국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휴미라’가 애브비의 대표 제품이다.

관련기사



애브비의 한국 법인 또한 분사 당시 함께 설립됐다. 유 대표는 2008년부터 한국애보트의 대표로 일하다가 2013년 분사와 동시에 한국애브비의 대표로 선임됐다. 유 대표는 “한국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돼 본사 차원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가장 중요한 국가이자 우선 국가 중 하나로 꼽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예측 불가능한 보건 정책과 규제는 한국 시장의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신약에 대한 혁신적 가치를 잘 인정해주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지점이다. 유 대표는 “제약바이오 글로벌 투자 매력도를 보여주는 서베이 자료를 보면 한국은 매력적인 국가라는 호평을 받으면서도 신약 보장성과 약가 정책에서는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신약의 연구개발 활성화와 한국의 제약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서라도 혁신과 신약에 대한 가치를 보상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