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과잉진단 논란 '갑상선 유두암종' 국내선 98%가 암

서울성모병원 정찬권·배자성 교수팀

'암 아닌 종양' 美 10~20%와 큰 차이





갑상선암(갑상샘암) 과잉진단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에서 ‘갑상선 유두암종’ 진단을 받은 사람 100명 중 98명은 ‘암’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정찬권 병리과·배자성 유방갑상선외과 교수팀이 지난 2008~2014년까지 이 병원에서 갑상선 유두암종 진단을 받은 6,269명을 분석한 결과 암(악성 종양)이 아닌 경계성 종양은 2%에 그쳤다. 경계성 종양은 양성 종양과 암의 중단 단계다.

유두암종은 우리나라 갑상선 종양의 97%를 차지하며 비교적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치료도 수월한 편이다. 이에 과잉진단·수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유두암종의 10~20%는 “암세포와 모양만 비슷할 뿐 종양 절제만으로 완치할 수 있고 추가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더 이상 암이 아니다”라고 발표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NCI는 이들 종양에 ‘유두암종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 갑상선 소포종양(NIFTP)’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다음 달 이를 반영한 종양 분류법(제4판)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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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NIFTP가 갑상선 종양 중 한 부류로 추가되더라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정 교수는 “미국 기준을 적용해도 갑상선 유두암종 진단을 받은 한국인 가운데 ‘더 이상 암이 아닌 비율’은 2%에 그쳤고 이 가운데 2%는 림프절 전이가 발견돼 안전한 종양이 아님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미국 등 서구에선 NIFTP가 흔하다고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선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며 “미국이든 한국이든 NIFTP는 절제수술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갑상선 유두암종 절제수술로 떼어낸 종양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 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환자의 건강보험 본인 부담률이 5%(암)가 아닌 20%로 높아진다. 또 민간 암보험 가입자도 암이 아닌 만큼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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