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준(50)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제약업체로 잘 알려진 회사를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서는 중이다.
지난 2014년 사명을 ‘동구제약’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바꾼 뒤 2015년 세계 최초로 자가지방 줄기세포 추출 키트인 ‘스마트 엑스’를 개발했다. 지난해 말에는 지방줄기세포액이 담긴 화장품을 출시했다.
10일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본사에서 만난 조 대표는 “1970년 설립된 이래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능좋은 약을 생산·공급해 왔지만 제약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2020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신사업 투자를 늘려 제약 기업을 넘어 바이오를 주축으로 한 토털 헬스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보유한 제약분야 경쟁력을 활용해 바이오와 화장품 등 신규 분야에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을 이었다.
동구바이오제약의 대표 신사업인 지방 유래 줄기세포 추출 키트 ‘스마트 엑스’는 출시 1년여 만에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고가의 자동화 방식 장비를 사용해야 했는데 스마트 엑스를 이용하면 안전하고 저렴하게 세포를 추출할 수 있다. 세포 손상이나 오염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였고 살아있는 유핵 세포를 이전보다 더 많이 뽑아낼 수 있다. 피부 재생, 상처 치료 등 미용이나 자가면역치료 등에 쓰인다.
그는 “스마트 엑스가 지난해부터 중국·러시아·스페인 등으로 본격 수출되면서 매출액에 반영이 되고 있다”며 “말초혈관질환으로 인한 창상치료 등에도 쓰일 수 있도록 적응증 확대를 위한 국내 임상실험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 ‘셀블룸’도 동구바이오제약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다량 함유해 피부 회복 촉진, 주름 개선, 미백에 효과가 있다. 다음달부터 아시아나항공 기내 면세점 입점이 예정돼 있으며 판매 채널을 다각화해 당분간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제약 분야 해외 진출의 고삐도 바짝 죌 계획이다. 조 대표는 “국내 의약품시장은 20조원 규모이지만 글로벌 시장은 1,200조원에 달한다”며 “특히 아세안아시장은 성능이 우수한 한국 제네릭(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피부과, 소화기, 비뇨기과 관련 의약품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을 중점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성공한 2세 경영인이다. 창업주인 고(故) 조동섭 회장의 별세 이후 2006년부터 대표를 맡으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국내 증시 상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경영인은 자전거를 타는 마음으로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며 “안주하지 않고 계속 정진해 50년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