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프랑스판 '러스트벨트' 대선 변수되나

고향 찾은 마크롱, 노동자 냉대 받아

같은 지역 깜짝방문한 르펜은 환영

트럼프도 노동자 품어 대통령 당선

'샤이르펜' 결집땐 이변 일어날수도



프랑스 대선의 유력 주자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고향인 아미앵에서 파업 중인 노동자들로부터 “위선적인 친기업주의자”라고 냉대를 받은 반면 경쟁자인 극우파 마린 르펜 후보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지난해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당선시키며 위력을 발휘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표심이 프랑스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반이민·극우를 표방하는 국민전선(FN)의 르펜 후보는 프랑스 북부 소도시 아미앵에 있는 미국 전자업체 월풀 공장을 깜짝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월풀이 폴란드로의 공장 이전을 결정한 후 실직 위기에 처한 290여명의 노동자들과 60여명의 협력업체 직원들이 연일 파업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르펜 후보는 투자은행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일한 자유무역주의자 마크롱 후보를 일자리를 빼앗는 친기업 인사로 규정하고 자신이 노동자들을 대변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마크롱 후보가 기업 편이라는 것을 안다”면서 “마크롱 후보는 노조 대표 두세 명을 만나러 갔지만 나는 레스토랑이 아닌 이곳 공장 주차장에 노동자들과 함께 서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아미앵 상공회의소에서 노조 대표들과 면담하던 마크롱 후보는 르펜 후보의 기습에 놀란 나머지 황급히 일정을 변경해 월풀 공장을 찾았다. 하지만 그는 고향 노동자들로부터 “대통령 마린 르펜”이라는 야유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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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아미앵을 비롯한 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르펜 후보를 향한 지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며 성난 노동자들의 표심이 프랑스 대선에서 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스트벨트를 휩쓸며 예상외의 승리를 거뒀던 것처럼 프랑스에서도 노동자 계층을 중심으로 ‘샤이 르펜’의 결집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아미앵 격돌’에서 볼 수 있듯이 결선 레이스 초반 르펜 캠프의 선거전략이 1차 투표 승리의 여파에 취한 마크롱 캠프를 압도하며 초반 우세를 점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인터랙티브가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초반 선거운동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는 르펜 쪽이 61%였던 반면 마크롱 쪽은 48%에 그쳤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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