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본격 협상을 앞두고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음 달 열리는 영국 조기총선에 EU 정치인들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메이 총리가 3일(현지시간) 영국 총리공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발표하며 “최근 며칠간의 사건들은 협상이 성공하지 않기를 바라고 영국이 번영하지 않기를 바라는 일부가 (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브렉시트 협상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게 된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 며칠간 우리는 협상이 얼마나 힘들 게 될지 목격했다”며 “유럽 협상 태도가 강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이어 “영국에 대한 위협이 유럽 정치인들과 관리들에게서 나오고 있다”며 “이런 모든 행위는 6월 8일 열리는 총선 결과에 영향을 주려고 고의로 시기가 맞춰졌다”고 비판했다.
메이 총리의 이번 발언은 최근 브렉시트 협상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위자료’ 논란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U 회원국에 납부해야 할 돈이 없다는 메이 총리의 시각에 놀랐다며 “(협상 타결 가능성에서) 이전보다 10배는 더 회의적인 상태가 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자료’로 불리는 영국의 EU 재정분담금 납부 문제를 놓고 ‘납부 없이 협상 없다’는 EU와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EU에 돈을 지불할 수는 없다’는 영국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재정분담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600억 유로(약 74조 6,740억원)로 추산하고 있다.